4·3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첫 주말인 2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시장 인근 사거리에서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가 손학규 대표와 함께 길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경남도당 지도부가 4.3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결의했다. 

바른미래당 경남도당은 4일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창원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하며 온몸을 불살랐던 손학규 대표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이재환 후보의 참패는 경남도당 전체의 책임임을 통감한다. 선거 결과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신성범 경남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원이 총사퇴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의 창원 성산 보궐선거 참패는 경남도당 지도부 사퇴에 이어 손학규 당 대표에게까지 불똥이 튈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보선에서 통영 고성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고 창원 성산에 올인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이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득표율을 노렸지만, 민중당에도 밀려 4위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창원성산에 출마했을 당시 득표율은 8%였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절반도 안되는 3.6%에 그쳤다. 선거 결과는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예언이 적중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언주 의원은 손학규 대표와 갈등을 빚으며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10%를 얻지 못하면 손학규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를 찌질이라고 표현한 이언주 의원에 대해 징계 논의에 착수했지만 이번 보선 결과 흐지무지될 공산이 커졌다. 

바른미래당의 국회 교섭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 교섭단체는 민주 한국 바른미래 3당이지만 조만간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합친 새 교섭단체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은 여영국 후보의 당선으로 6명의 의석을 보유하게 됐다. 민주평화당의 의석 수 14석을 합치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던 바른미래당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차기 총선까지는 1년, 손 대표는 그때까지는 역할을 다할 것이지만 총선 이후는 기약하기 어렵다. 자칫 이번 보선과 같은 결과를 맞이하면 그때는 강원도 산골도, 강진 토굴도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향후 손 대표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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