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성산 지역구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54) 후보가 3일 오후 11시30분께 초접전 끝에 당선이 확정된 후 이정미 대표 등 정의당 관계자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개표 초반 강 후보에게 뒤졌던 여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역전 동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 후보는 3일 개표 초중반 강 후보에게 약 10%p가량 뒤쳐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개표 막판 여 후보에 대한 몰표가 나오면서 점차 격차가 좁혀졌고, 개표 완료 시점에는 약 0.5%p의 근소한 차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여 후보의 최종 득표수는 4만2663표로 강 후보(4만2159표)와 불과 504표 차이다.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이어지면서, 여 후보의 극적인 역전 원인에 여론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퇴근시간대 집중된 ‘넥타이부대’의 몰표가 여 후보를 당선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30~50대 직장인들이 퇴근 후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여 후보의 막판 역전이 가능했다는 것.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시간대별 투표율 추이. 숫자는 창원성산 투표율.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실제 시간대별로 4·3보선 투표율을 살펴보면 창원성산의 경우 오후 6시 이후 투표율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창원성산의 투표율은 6시 43.2%에서 8시 51.2%로 두 시간 만에 약 8.0%p나 상승했다. 이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당선된 통영고성의 6시~8시 투표율 상승분(4.2%p)의 두 배에 달한다. 두 후보의 최종 표차가 겨우 504표임을 고려할 때, 만약 퇴근시간대 투표율 상승세가 저조했다면 여 후보의 역전은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과도한 유세전이 오히려 강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반송시장에서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의 정신을 이어 받은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 되겠냐”며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을 비난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황 대표 또한 지난달 30일 강 후보와 함께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센터를 찾아 선거전을 펼쳐 비난을 받았다. 황 대표와 강 후보는 한국당 당명과 선거기호, 후보 이름이 적힌 붉은색 점퍼를 입고 관중들에게 지지를 호소해, 경기장 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한 프로축구연맹 지침을 위반했다.

여영국 후보와 강기윤 후보의 창원성산 투표구별 득표율.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사파동에서 여 후보가 앞서는 것이 확인된다.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실제 창원축구센터가 위치한 창원시 사파동은 여 후보가 강 후보를 가장 큰 격차로 앞선 지역이다. 사파동의 여 후보 지지율은 50.5%로 전체 투표구 중 가장 높지만, 강 후보의 지지율은 42.0%로 약 8.5%p나 낮다. 사파동의 경우 사전투표에서도 여 후보 득표율(여 후보 55.1%, 강 후보 38.3%)이 가장 높았던 곳으로, 황 대표의 축구장 방문이 사파동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창원성산에서 선거인수와 투표수가 가장 많은 사파동에서 여 후보의 선전은 이번 보선 결과를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 후보는 3일 당선이 확정되자 “이 시각까지 가슴 졸이면서 지켜봐 주신, 여영국의 당선을 바랐던 국민과 창원시민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며 “노회찬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회에서 민생 해결에 온 힘을 바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4만7082표(득표율 59.5%)를 얻어 2만8490표를 얻은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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