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5G 요금제 비교.

KT가 ‘데이터 무제한’ 5G 요금제를 선보이며 타 통신사들을 기선제압했다. 이에 SK텔레콤은 기간 한정 데이터 무제한 혜택으로 응수했고, LG유플러스 역시 무제한 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그런데 어느 한 통신사도 가격을 내려 경쟁하려는 낌새는 없다. 왜일까?

현재 통신 3사는 짜기라도 한 듯, 5G 요금제 가격을 55,000원에서 130,000원 사이 서너 구간으로 통일하고, 데이터 제공량만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G 서비스 준비에 투자한 비용은 제각각일 텐데, 통신사별 마진 차이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한 대목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로 5G 기지국을 국내 최다인 3만 4천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KT 역시 비슷한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보다 30%가량 저렴한 화웨이 장비로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 이 비용만 놓고 보면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이 3사 중 가장 먼저 5G 요금제를 공개하면서 “경쟁사는 따라오고 싶어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압도적인 5G 요금제를 선보였다”고 자신할 만했다.

전문가들은 통신 3사가 가격 경쟁을 피하는 이유로 ‘포화된 시장 상태’를 꼽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오늘날 휴대전화는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됐다. 주변에서 휴대전화 없는 사람을 찾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이처럼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제는 매출 증대를 위해선 통신사 간에 가입자를 빼앗거나, 자사 가입자들을 통한 이익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것도 난관이다. 지난 1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약 566만건이었다. 13년 만에 최저치다. 번호이동이 가장 활발했던 때는 2012년이다. 당시 휴대전화 이용자 1,255만명이 통신사를 옮겼다. 이 시기는 이동통신 시장의 중심이 3G에서 LTE(4G)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지금은 LTE에서 5G로 중심이 이동하는 시기다. 타 통신사의 가입자를 빼앗고, 아울러 6G 서비스가 나오기 전까지의 매출 규모를 늘릴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여느 때처럼 가격 경쟁이 벌어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통신 3사는 3G, LTE 서비스를 출시할 때도 기본 ‘34 요금제’부터 시작했다.

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성인남녀 10명 중 4명은 “5G 최저 요금제는 3만원 미만이 적절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이 경쟁 끝에 저가 요금제를 준비할지, 앞으로도 데이터 제공량으로만 경쟁력을 과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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