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4·3 추념식에서 위령제단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주4·3사건과 연관된 가슴아픈 개인사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총리는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던 도중 “제주도민 여러분께 거듭 위로와 경의를 표한다. 저 또한 여러분과 비슷한 처지라는 개인적인 고백을 드린다”고 말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의 발언은 한국전쟁 도중 사망한 작은아버지에 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총리의 작은아버지는 전쟁 중 변고를 당해 사망했다. 당시 이총리는 젖먹이 아기였다.

이 총리의 작은아버지가 희생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총리가 자신이 제주4·3사건 피해자들이 비슷한 처지라고 말한 것으로 봐, 이 총리의 작은아버지도 이념갈등의 피해자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적 비극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그와 연관된 자신의 개인사를 밝히며 피해자들에게 공감을 표한 이 총리의 추념사는 추념식에 참여한 제주도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자칫 형식적으로 들릴 수 있는 기념사이지만, 시대와 개인이 교차하는 지점을 강조할 경우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

문재인 대통령 또한 지난 2017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기념사에서 부모님이 흥남철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올랐던 피난민임을 밝히며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도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SNS 를 통해 고마움을 표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추념사에서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살해되셨다. 젖먹이, 임신부, 팔순의 노인까지 광기의 폭력을 피하지 못하셨다”고 말하며 목이 멘 듯 잠시 연설을 멈추기도 했다. 이 총리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완성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제주도민 여러분께서 이제 됐다고 하실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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