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암호화폐 시세가 전날 시작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2 일 오후부터 시작된 암호화폐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문가들도 원인을 찾지 못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일 오전 11시 현재 전일 대비 18.52% 오른 4949.68달러를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17.70% 오른 167.20달러, 3위 리플은 15.46% 오른 0.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도 레이븐코인 등 몇몇 알트코인을 제외한 시총 100위권 암호화폐가 모두 적게는 5%에서 20%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세 상승은 한국시간으로 2일 오후 1시 경부터 시작됐다.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시세가 순식간에 20% 가량 뛰어올랐고, 다른 암호화폐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시작했다. 당시 개당 419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은 불과 한시간만에 4850달러 선까지 상승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일 암호화폐 급등세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제기됐으나, 가장 유력한 것은 한 매체가 보도한 만우절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온라인 경제매체 파이낸스매그네이츠(Finance Magnates)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폭탄을 투하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SEC가 두 건의 비트코인ETF를 승인했다는 가짜 뉴스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기사 제목과 기사 말미에 해당 기사가 허위임을 암시하는 내용을 추가했지만, 일부 매체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하면서 투자자들도 혼동을 초래했다.

문제는 이 기사가 해당 매체의 만우절 장난이었음이 확인된 뒤에도 암호화폐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 게다가 가짜뉴스가 보도된 시간과 암호화폐가 반등한 시기도 일치하지 않아, 해당 설명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가들도 다양한 원인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의 오랜 하락장이 드디어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낙관론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시세가 4200달러까지 회복되자 투자자들이 대거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재매수해 갚는 것)에 나서면서 시세가 오른 것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코퍼레이션의 크레이그 얼람 수석 시장분석가는 2일(현지시간) 인도 경제매체 블룸버그퀸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트레이딩 분야다”라며 “만우절 장난설보다는 4200달러 돌파설이 더 신빙성있다”고 말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게제한 사설에서 “비트코인은 하루 5조 달러가 오가는 외환시장에 비하면 아주 작은 시장”이라며 “이렇게 거래규모가 작을 경우, 어떤 사건이라도 화요일같은 급등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급등세와 근거없는 낙관론은 무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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