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일부 생도들이 집단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군인권센터에 제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사관학교 2~4학년 생도 약 900명은 1~4일 나흘간 오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무장(장비 중량 13㎏)을 하고 연병장을 도는 구보 훈련을 받는다.

이번 야간 구보 훈련은 일부 생도의 음주를 이유로 2~4학년 전체 생도가 연대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이뤄져 일부 생도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된 상황이다. 육사가 이 훈련을 생도들의 자발적 훈련처럼 보이도록 했다는 주장도 제기돼 더 논란이 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지휘 생도가 생도 단체 채팅방에서 야간훈련을 공지한 내용

생도 단체 채팅방에서 지휘 생도는 "반성과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일부 불만을 표출하는 생도가 있을 것이지만 지휘근무 생도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잘 이해시키고 껴안고 가기를 바란다"고 공지했다. 이어 "XX기(음주가 발각된 사관생도 기수)를 미워하지 말고 더 보듬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안전통제관은 생도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바란다. 앰뷸런스 대기시키겠다"며 "생도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니만큼 훈육 요원(간부)들은 가급적 눈에 띄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지휘 생도의 공지를 통해 생도들의 자발적 훈련인 것처럼 강조하지만, 사실상 훈육관들의 지시가 내려졌을 것으로 본다. 잘못이 있다면 해당 생도를 절차에 따라 처분해야지 전체에게 부당한 '얼차려'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육군사관학교가 생도들의 휴식권을 침해하고, 가혹 행위를 한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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