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이 지난달 22일 벌어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괴한 습격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며,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은 26일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마드리드에 관한 팩트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번 일은) 습격이 아니었다. 그 누구도 결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며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했던 것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유조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상에는 모자이크 처리된 한 남성이 사무실로 보이는 곳의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어 바닥에 내던지고 액자의 유리가 깨지면서 파편에 사방으로 튀며 산산조각이 나는 모습도 담겼다.

이 단체는 또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 해당 정보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공유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합의는 깨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것은 엄청난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부도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고, 일이 끝날 때 까지 알지도 못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과도 무관하다"고 했다. 또 "어려운 상황에 빠진 스페인 당국에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 등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로선 더 많이 공유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휴대전화를 강탈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배후설이 제기된 바 있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26일 공개한 문서에서 당시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가 포함됐으며 이들 중 1명은 사건 발생 며칠 후 FBI와 접촉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FBI는 "수사의 존재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답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 정부가 이 사건에 관여했는지 묻는 기자에게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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