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가 지난해 출간한 한국사 교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을 한국사 교재에 게재해 논란이 된 교학사가 22일 재단법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측에 연락도 없이 찾아가 사과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학사 측이 오전에 연락도 없이 방문했다. 무턱대고 와서 사과하겠다는 태도에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교학사는 지난해 출간한 한국사 교재에  노비의 얼굴에 낙인을 찍는 드라마 장면과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교학사는 22일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가 된 교재를 전량 수거 후 폐기하겠다며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학사가 사전 연락도 없이 기습사과를 시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과의 진정성 뿐만 아니라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합성사진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할 목적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활용한 것이다. 교학사는 직원이 구글이미지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이미지는 구글에서 ‘추노’, ‘노비’, ‘노무현’ 등의 관련 검색어로는 검색결과에 표시되지 않는다. 

해당 이미지가 실린 한국사교재는 지난해 8월 20일에 출간됐다. 출간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잘못된 이미지가 활용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업계 전문가들 또한 여러 차례의 검수 과정을 거쳤음에도 해당 이미지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사 교재를 만들면서 출처에 대한 확인 없이 무분별하게 구글이미지를 활용해왔다면, 그것만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교학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3년 뉴라이트 성향 한국사 교과서를 편찬해 논란이 된 적 있다. 해당 교과서는 지나치게 우편향된 내용뿐만 아니라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온라인 상의 사진을 무단 활용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해당 교과서에 표기된 자료 출처를 살펴보면 디시인사이드, 엔하위키 미러 등의 웹사이트를 비롯해, 티스토리, 싸이월드 등 개인 블로그까지 출처로 표시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노무현재단 측은 법적조치를 포함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을 게재한 교학사 교과서 사태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라며 “관계 당국이 나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또한 가능한 조치를 검토해 다음주 초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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