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휴대폰 보험 가입자들에게 1,100원 상당의 제휴서비스인 ‘폰기능상담24’를 강제가입시켜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이코리아> 취재 결과 확인됐다. 폰기능상담24는 가입 이후 즉각 해지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다. 그러나 요금명세서를 잘 살펴보지 않으면 가입 여부를 알아차릴 수 없어, 전형적인 ‘몰래 끼워팔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SK텔레콤 가입자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All 케어 파손’이라는 휴대폰 보험에 가입했다. 그런데 최근 요금명세서를 보니 ‘폰기능상담24’라는 부가서비스 이용료가 함께 부과돼 있었다. 황당해서 고객센터에 따졌더니 ‘개선위원회에 보고하겠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T월드의 부가서비스 소개 페이지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ll 케어’는 ‘단말 분실파손보험’과 ‘폰기능상담24’, ‘클라우드베리 추가 36G 제공’, ‘프리미엄임대 14일 무료 제공’ 등 서비스로 구성된 ‘패키지 보험 상품’이다. 가장 저렴한 상품의 총 이용료는 3,900원으로 명시돼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보험료 2,800원과 제휴서비스료 1,100원으로 나뉜다. 이처럼 휴대폰 보험을 패키지로 구성한 통신사는 통신 3사 가운데 SK텔레콤이 유일하다.

'All 케어' 상품의 정의 / 사진 출처 = T월드 홈페이지

문제는 폰기능상담24 이용에 할당된 ‘제휴 서비스료’다. 상품 설명에는 ‘폰기능상담24만 단독 해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어, 가입을 지속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휴대폰 파손 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은 ‘All 케어’밖에 없어, 소비자들은 휴대폰 보험 가입 시 본인도 모르게 폰기능상담24에도 가입하고 있다.

상당수 소비자들이 A씨처럼 ‘All 케어’를 패키지 보험 상품이 아닌 단순 휴대폰 보험으로만 인지하고 있다 보니, 유사한 사례가 잇따른다. <이코리아>가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를 확인한 결과, SK텔레콤 휴대폰 보험 가입자 사이에서는 “폰 보험 가입신청했는데 폰기능상담24라는 부가서비스가 딸려왔다”, “폰기능상담24가 무엇이냐. 신청도 안 했는데 가입돼 있다”, “명세서를 조회해보니 뜬금없이 폰기능상담24에 가입돼 있었다” 등 불만이 속출했다.

모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이 SK텔레콤 휴대폰 보험에 대해 문의한 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폰기능상담24 앱도 ‘아는 사람만 쓰는 앱’으로 통하고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폰기능상담24 앱의 다운로드 수는 10만을 밑돌고 있다. SK텔레콤의 휴대폰 보험 가입자 수가 수백만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인지도다.

SK텔레콤은 2012년, 2015년에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12년에는 휴대폰 보험료에 ‘영화 보기’ 같은 콘텐츠 요금과 콜센터 운영비 명목으로 1,120원의 부가서비스 요금을 부과했다. 이에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식 의원은 “구입 강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속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고객들에 대한 환불조치도 따라야 할 것”고 지적했다.

2015년에는 ‘스마트 세이프 제휴형’ 보험 상품에 1,000원의 부가서비스 요금을 포함했다. 이에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의원은 "SK텔레콤이 이용자들의 단말기 파손·분실 보험과 관련 없는 부가서비스를 묶어 보험 상품으로 판매 중"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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