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현대자동차 및 현대모비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측 제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국민연금이 현대자동차가 제안한 주주총회 안건에는 모두 찬성하는 반면,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요구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엘리엇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차는 국민연금의 지지로 숨을 돌리게 됐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4일 오전 회의를 열고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효성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논의했다. 수탁자위는 이날 회의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사측 제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연금은 배당안과 관련해 현대모비스의 1주당 4000원, 현대차의 1주당 3000원 배당안에 모두 동의했다. 반면 엘리엇의 배당안에 대해서는 “배당수준이 과도하다”며 거부했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과 우선주 1주당 2만644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의 배당안을 제안했다.

수탁자위는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수탁자위는 엘리엇이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한 로버트 랜달 맥긴, 존 리우, 마가렛 빌슨 등 3인에 대해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맥긴 후보의 경우 수소연료전지사업에서 현대차의 라이벌로 꼽히는 밸러드 파워시스템의 최고경영자로 추천 당시부터 논란이 있어왔다.

수탁자위는 또한 이사 수를 11인 이하로 변경하자는 엘리엇 제안에 대해서도 회사규모 및 사업구조를 고려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사내이사 선임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하기로 했다.

한편 수탁자위는 기아자동차 주총과 관련해서는 정 부회장 및 박한우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하기로 했다. 반면 남상구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한전부지 매입 당시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반대하기로 했다.

효성 주총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사측 제안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효성은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박태호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사외이사 재선임안 및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의 감사위원 선임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수탁자위는 이들이 분식회계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에 소홀히 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사측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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