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당 대표 후보자들이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차기 당 대표 경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막판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등 후보 3인은 모두 탄핵 문제에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며 지지층 결집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은 김진태 후보다. 김 후보는 지난 20일 진행된 한국당 당 대표 4차 TV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질문에 “부당한 재판을 받으면서 '묵시적 청탁', '경제공동체'를 인정하고 사면을 받으라고 하는 건 안 된다”며 사면이 아니라 무죄 석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후보는 국민들이 탄핵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한국당도 탄핵과 관련해 국민 여론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는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탄핵 부정은 일반 국민과 완전히 괴리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국민은 탄핵을 역사적 사실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우리는 바로 ‘탄핵부정당’이 돼버린다”며 자칫 탄핵 부정으로 총선이 한국당 심판론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아직은 대법원 판결 절차에도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면론을 합법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좀 이른 감이 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만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21일 토론회에서도 다른 두 후보에게 입장을 확실히 정하라며 협공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 후보는 황 후보에 대해 탄핵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황세모’라는 별명을 부르기도 했다.

탄핵을 둘러싼 세 후보의 의견 차이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7%가 오 후보를 꼽았다. 황 후보는 22%를 차지했으며, 가장 적극적으로 탄핵을 부정한 김 후보는 7%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국당 지지자(188명)으로 범위를 좁히면 결과가 달라진다. 한국당 지지자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후보는 황 후보(52%)였으며, 탄핵 수용 입장을 밝힌 오 후보는 24%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김 후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한국당 지지자 중 15%였다. 탄핵에 대한 이견으로 당 내외에서 서로 다른 평가를 얻고 있는 세 후보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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