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의 불법 사설서버를 운영해 이윤을 챙기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PC MMORPG이며, 불법 사설서버는 일반인들이 엔씨소프트의 IP를 무단 도용해 독자적으로 구축한 서버를 말한다.

14일 한 네티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리니지> 불법 사설서버 실태를 고발했다. 이 청원인은 “불법 리니지 사설서버 운영자들이 대량의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게임 내에서 도박, 경주 콘텐츠를 진행해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 사설서버에서 사용되는 화폐인 아데나는 환전상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건전한 게임 문화를 위해 불법 사설서버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코리아>가 여러 불법 사설서버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실제로 막대한 현금이 유통되는 정황이 파악됐다. 불법 사설서버는 불법스포츠도박 등과 연계해 운영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게임 시스템을 활용한 도박 콘텐츠도 즐비하다. 사이트는 다양한 현금 지급 이벤트로 유저들을 끌어모으고 있으며, 도박을 주최하거나 중계한다. 다만 사이트 운영자들은 익명성을 악용해 모든 영리활동을 부인하며 경찰의 수사를 피하고 있다.

경찰은 매년 <리니지> 불법 사설서버 운영자 검거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2017년 불법 사설서버 7건을 수사하고, 2016년에는 사설서버 운영으로 28억원을 챙긴 30대를 검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설서버의 수요는 줄지 않아, 새로운 사설서버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네티즌들이 정규서버 대신 사설서버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설서버는 레벨디자인에 따라 ‘하자’, ‘반하자’, ‘반놀자’, ‘놀자’ 4단계로 나뉘는데, 놀자에 가까울수록 게임 진행이 편리하다. 이에 유저들은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사행성 콘텐츠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사설서버를 즐기는 것이다.

사설서버 운영자들은 최근 정부가 불법사이트 단속을 강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곧바로 우회 방법을 공지하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사설서버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최소 1만명이 넘는 만큼, 네티즌들이 불법도박에 빠져드는 것을 방지할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IP를 침해당한 엔씨소프트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사설서버 운영자들은 보안이 취약했던 옛 클라이언트를 해킹해 활용하고 있어,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 계정거래 사이트 ‘NCID’ 대표의 사기 사건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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