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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배당금 확대, 국부 유출 우려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2.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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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배당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화되면서, 2018년 국내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들의 총 배당금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국내 주요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이전에 비해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99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지난해 배당금은 총 26조26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배당금(20조8593억원) 대비 약 26% 증가한 규모다. 아직 배당금 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상장사들까지 고려하면 올해 국내 상장사 총 배당금은 30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 지급되니 배당금 비율)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실적 및 배당을 공시한 309개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2017년(16.4%) 대비 4.8%p 가량 오른 21.2%로 드러났다.

상장사들의 일괄적인 배당확대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선제 대응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 기관투자자 등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민연금은 해외에 비해 상당히 낮은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4.2%로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상하이종합, 34.3%), 일본(닛케이, 35.2%)에 비해 10%p 이상 차이나는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S&P500, 53.4%), 프랑스(CAC, 65.7%) 등 서구권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차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도입 이후 ‘짠돌이’ 기업에 대한 배당확대 요구를 공식 제기해왔다. 첫번째 타깃이었던 남양유업은 현재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국민연금 요구를 거부했지만, 현대그린푸드는 향후 배당성향 상향 조정을 약속하며 제안을 수용했다. 현대그린푸드의 2018년 배당계획은 주당 210원으로 2017년(주당 80원)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확대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개입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찬성 측에서는 이익을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은 기업의 본질적인 의무인데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배당규모가 너무 작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배당성향이 낮은만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배당확대의 주요 근거 중 하나다. 배당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가계소비가 점차 위축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배당확대는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주요한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정재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4년 발표한 ‘국내 기업에 있어 배당확대 방안’ 보고서에서 “(경기불황을) 점진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배당의 적극적 실시도 포함된다”며 “배당이 온전히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을 지라도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소비심리의 점진적 호전과 가계지출규모의 확대를 통해 시차를 두고 기업의 매출증대 및 투자확대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시초가 되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도한 배당확대가 오히려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배당규모가 확대될 수록 기업의 투자여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신산업 진출 등의 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를 거절하면서 제시한 이유도 “고배당을 통한 회사 이익의 사외 유출보다는 사내 유보를 함으로써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고,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배당 규모를 늘릴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최대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국부 유출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지난해 한국경제에 기고한 글에서 “ 국내 상장사의 외국인 배당액은 2010년 4조4000억원에서 2016년 8조8000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며  “이에 비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투자 비중은 2010년 말 31.2%에서 2016년 말 31.8%로 거의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재벌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진 국내 상황 상, 배당확대가 결국 자회사가 모회사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꼴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총수의 지난해 배당금은 2017년(5318억원) 대비 2254억원(42%) 가량 증가한 75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배당확대 압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의 저배당 기조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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