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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아닌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도 '무죄'
  • 이두익 기자
  • 승인 2019.02.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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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종교’가 아닌 비폭력주의 등 ‘신념’을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년간 예비군훈련을 거부해 온 2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 무죄를 선고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5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예비군법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모(2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씨는 2013년 2월 현역으로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지만 지난해 4월까지 10여차례 예비군·동원 훈련에 불참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예비군 훈련 거부는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서는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라며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소명된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병력동원훈련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된 일시에 입영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제90조 등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씨는 예비군 훈련 불참이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맞섰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는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면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후 여러 매체를 통해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잘못은 생명을 빼앗는 것이고, 이는 전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

구씨는 다만 어머니와 친지들의 간곡한 설득으로 2011년 5월 입대는 했다. 하지만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된 후에는 더 이상 양심을 속이지 않겠다고 결심,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 등에 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 간 계속되는 조사와 재판, 사회적 비난에 의해 겪는 정신적 고통과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워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형벌 위험 등 피고인이 예비군 훈련을 거부함으로써 받게 되는 불이익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함으로써 발생하는 시간적, 육체적, 경제적 불이익보다 현저히 많다”고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두익 기자  ikm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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