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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강행하나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2.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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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벽건설 예산 마련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미국-멕시코 국경 일부 지역에 설치된 장벽의 모습. <사진=ABC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이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으로 알려져 미국 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자금조달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국경에서 국가안보와 인도적 위기를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포함한 다른 집행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장벽 건설을 위해 57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하원을 완전히 장악한데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장벽 건설에 회의적인 여론이 높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실제 미 상원은 최근 장벽 건설과 관련해 겨우 약 14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한 예산안을 확정해 하원으로 이관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불만족스러운 예산안에 서명하는 한편,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장벽 건설 예산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장벽건설 예산을 두고 의회와 다시 신경전을 벌일 경우 2차 연방정부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지난 장기 셧다운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심각한 지지율 하락을 겪어야 했다. 셧다운을 대통령 책임으로 인식한 미국 시민들의 성토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1월 말 30% 초반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공동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셧다운의 책임이 민주당에게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37%였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한 응답자는 전체의 50% 로 훨씬 더 높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겨우 되살려놓은 지지율을 다시 떨어뜨릴 의회와의 힘겨루기보다는 국가비상사태 선포라는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트럼프 정부는 의회 동의없이 장벽건설에 사용할 예산을 상당 부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실제 가능하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에서 지속적으로 불법 이주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비상사태에 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멕시코 국경에는 국가 비상 질서가 요구되는 어떠한 위기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 내 법률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는 가능하지만 심각한 법적, 정치적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뉴욕대 로스쿨 브레넌센터의 엘리자베스 고이틴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비상사태선포는 의회가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정책적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 위한 조치”라며, “대통령이 의회가 명백하게 반대하는 정책에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은 헌법에 따른 권력 배분을 침해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텍사스 대학 로스쿨의 바비 체스니 교수 또한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비상사태’를 정의하고 법원을 납득시킬 것인지가 문제”라며 “우리들은 대부분 현재 비상사태가 없다는 사실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권한 남용을 사유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 남용에 대한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오바마케어를 추진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민간보험사들에게 행정명령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연방법원은 지난 2017년 1심에서 공화당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민주당 또한 공화당과 똑같은 논리를 사용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만큼, 비상사태 선포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의회 관계가 종착점에 이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우려와 경악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리적 문제와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국가비상사태 선포라는 초강수를 강행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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