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게임은 1990년대부터 청소년들의 오락거리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의 게이머들은 현재 청장년층이 돼서 지금의 청소년들과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이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취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에 <이코리아>는 최신 게임을 지향하는 1020세대, 레트로 게임에 애정을 쏟는 3040세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임제작사의 역사’에 대해 알아봤다.

닌텐도 스위치 소프트 <슈퍼마리오 오딧세이>

닌텐도는 어린이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꼽는 게임기의 개발사다. 그만큼 닌텐도는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게임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헤비 유저들의 수요에 맞춰 고사양 게임 라인업도 확보하는 추세다. 닌텐도가 직접 개발한 대표작으로는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시리즈 등이 있다.

닌텐도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다만 처음부터 어린이들이 선망하는 대상은 아니었다. 닌텐도는 1889년 9월 23일, ‘닌텐도 곳파이’라는 이름의 화투 제조사로 문을 열었다. 창업자는 야마우치 후사지로다. 그는 공예가 출신으로 손재주가 뛰어났고, 일본에 수입된 서양의 카드게임이 인기를 끌자 화투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닌텐도의 화투는 지금도 일본 편의점, 마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닌텐도는 초대 회장이 퇴임한 뒤에도 테이블 게임 유통에 집중했다. 3대 회장 야마우치 히로시가 이끄는 닌텐도는 1953년부터 트럼프 카드도 제조하기 시작했고, 1959년에는 디즈니 캐릭터들을 인쇄한 트럼프 카드를 출시해 큰 실적을 올렸다. 이에 닌텐도는 일본 최고의 테이블 게임 제조사가 됐다.

야마우치 히로시에게는 닌텐도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야망이 있었다.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테이블 게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는 타깃 고객층을 옮겨 어린이들의 장난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닌텐도는 1960년대부터 야구공 피칭 머신, 레이저총과 블록 장난감 등을 생산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때 야마우치 히로시가 난관을 타파하기 위해 일으킨 혁신이 게임기 제조사 닌텐도의 시작이었다.

야마우치 히로시는 1977년 R&D 팀장으로 요코이 군페이를 기용한다. 군페이가 업무 휴식시간에 직접 장난감을 만들고 놀던 모습을 눈여겨봤던 것이다. 군페이는 R&D 팀장으로 임명된 이후 닌텐도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워치’를 개발했고, 이 게임기는 닌텐도가 글로벌 게임사가 되는 발판이 됐다.

닌텐도 최초의 게임기 '게임&워치'

당시 요코이 군페이와 함께 두드러진 인물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현 닌텐도의 대표인 미야모토 시게루다. 그는 아버지의 소개로 닌텐도에 입사한 ‘낙하산’이었다. 하지만 그의 업적은 낙하산 인사의 좋은 예로 불릴 만큼 파격적이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입사 이후 <동키콩>,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기획하고 연이어 히트시키며 스타 개발자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그가 개발한 게임들은 현재 레트로 게임기로 불리는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패미컴)’를 세계로 진출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의 명장면. 뒤돌아 서는 젤다 공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콘솔게임 시장 3강 구도인 닌텐도-소니-MS에 닌텐도가 들어선 데에는 미야모토 시게루의 공이 크다. 그는 1980년대 중반에 북미 콘솔게임 시장을 휘청이게 만들었던 ‘아타리 쇼크’를 틈타 닌텐도가 세계적으로 사세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닌텐도는 패미컴 뒤로도 게임보이, 슈퍼패미컴, 닌텐도64, 게임큐브 등 히트 게임기를 쏟아내면서 20세기 게임업계를 주름잡았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닌텐도의 대표 게임들로는 <포켓몬스터 1세대(게임보이)>, <슈퍼마리오 월드(슈퍼패미컴)>,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닌텐도64)>,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DX(게임큐브)> 등이 있다.

2000년대에도 닌텐도 발 게임기 혁명은 계속됐다. 특히 2004년 출시된 ‘닌텐도 DS’는 파생기종인 ‘닌텐도 3DS’가 현재도 화제를 모으고 있을 정도로 신선한 게임기였다. 닌텐도 DS는 화면을 두 개로 나누고, 위 화면은 게임 플레이 그래픽 위주로, 아래 화면은 게임 플레이를 보조하는 메뉴 위주로 구성했다. 아래 화면에서는 감압식 터치가 가능했다.

닌텐도 DS는 전 세계에서 국민 게임기로 불렸으며, 총 1억5천만대 이상 팔린 게임기다. 닌텐도 DS는 일본 가정에서는 갖추고 있지 않은 집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였으며, 국내에서도 게임 불법 복제 문제는 심각했지만 본체만큼은 불티나게 팔렸다.

닌텐도 DS 시절에 새롭게 빛났던 게임으로 유저들은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을 꼽는다.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등 기존 IP 외의 게임 중에선 화제성이 가장 컸던 게임 중 하나다. 본래 <동물의 숲> 시리즈는 닌텐도64, 게임큐브용으로 먼저 발매됐지만, 닌텐도 DS의 시스템과 만나면서부터 유명세를 떨친 것이다.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닌텐도 DS가 국민 게임기로 굳어지고 있을 때, 닌텐도는 ‘닌텐도 Wii’라는 신형 가정용 게임기를 출시했다. 닌텐도 DS로 불러일으킨 휴대용 게임기 혁명을 가정용 게임기에서도 재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닌텐도 Wii는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갔다. 다만 후속작 ‘닌텐도 Wii U’는 닌텐도 최악의 게임기라는 오명을 썼고, 그새를 노린 소니와 MS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했다.

닌텐도는 다음으로 발매한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3DS’로 부진을 만회했다. 이 게임기는 닌텐도 DS만큼은 아니지만, 2018년 12월 기준 7천5백만대 가량 판매되는 등 크게 흥행한 게임기다. 그러나 <마리오카트7>, <포켓몬스터 6~7세대> 등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판매량을 독차지해, 대중적인 IP의 스펙트럼이 좁다는 지적을 받았다.

닌텐도가 여러 비판을 잠식시키기 위해 들고 온 게임기는 ‘닌텐도 스위치’다. 닌텐도 스위치는 2017년 출시된 하이브리드(휴대용+가정용) 게임기로, 닌텐도 Wii를 잇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스위치는 본체만 놓고 보면 태블릿 PC만한 휴대용 게임기다. 하지만 동봉된 독에 게임기를 꽂으면 가정용 게임기로 변신한다. 선호하는 게임기 형태가 다른 유저들의 수요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기인 것이다.

닌텐도 스위치의 판매 속도는 닌텐도 DS, 3DS보다 페이스가 느리다. 기존의 닌텐도 게임기보다 2~3배 비싸며, 타사의 가정용 게임기에 비해 성능이 낮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야숨(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전용 게임기’로 불릴 정도로 당장 즐길만한 검증된 게임이 많지 않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닌텐도 스위치는 2018년 12월 기준 3천만대가 팔렸다.

앞으로 닌텐도는 자사 IP 활용을 다방면으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 사업을 키우고, 애니메이션과 테마파크 등 사업도 진행한다. 앞서 닌텐도는 <슈퍼마리오 런>과 미국 게임사 나이언틱이 제작한 <포켓몬 GO>로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에 닌텐도가 다음에는 게임업계에 어떤 혁신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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