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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논란] 해외 처벌 사례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2.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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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5.18 망언 비호 자유한국당 해체 각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역사 왜곡을 처벌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당을 중심으로 법안 마련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자칫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및 역사 왜곡·날조에 대한 처벌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나치의 홀로코스트법이 제정된것은 신 나치 운동이 기승을 부리며 이것을 방치할 경우 사회통합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5.18을 둘러싼 국민사이의 갈등·대립, 국립 분열이 없고 우리 민주주의가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5.18 역사 왜곡과 망언을 처벌할 법안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 등 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부정하는 표현에 대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다. 독일은 당초 대중선동죄로 홀로코스트에 대한 왜곡 발언을 규제해왔지만 점차 네오나치가 득세하면서 1994년 관련법을 개정, 나치 지배 하에서 벌어진 범죄 행위를 공공연히 찬양·부인하는 경우 형사처벌하는 ‘아우슈비츠 거짓말’ 조항(형법 제130조 3항)을 신설했다.

만약 누군가 공적인 자리에서 홀로코스트는 독일에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거나, 유태인의 피해 규모가 과장됐다는 등의 발언을 할 경우 해당 조항에 의거해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 2007년 ‘우리가 사랑한 히틀러’, ‘정말 600만명이 죽었나?’ 등의 저서 및 웹사이트를 통해 나치 찬양 활동을 해온 에른스트 춘델은 독일 법원으로부터 홀로코스트 부인 및 사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았다.

독일과 달리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좀 더 강조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수정헌법 1조는 종교·언론·출판·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어떠한 법의 제정도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특정 인종이나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 발언은 사회적인 금기로 취급되고 있지만, 법적 처벌의 문제를 따지면 독일과 차이가 있다. 지난 2011년 미 연방대법원은 이라크에서 사망한 군인의 장례식장에서 해당 군인이 동성애자라고 비난한 시위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이 군인을 죽게 한 신에게 감사한다”며 사자와 유가족을 모욕했지만, 대법원은 장례식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가족의 면전에서 모욕을 준 것이 아니라며 5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선고한 지방법원 판결을 파기했다.

이처럼 특정 집단에 대한 사실 왜곡과 모욕에 대한 법적 허용의 정도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증오표현에 대한 법적 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법적 처벌은 어렵지만 민간 차원의 자율 규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 및 기업, 관공서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차별금지규정을 만들어두고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한 구성원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 지난해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TV 부문 대표 짐 지아나풀로스 최고경영자(CEO)가 화상회의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지난 2016년에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외국어에 능통한 것과 달리 미셸 오바마는 빈민가 언어에 유창하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한 경찰관이 해고당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광주민주화운동 등 역사 왜곡에 대해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재윤 교수는 지난 2016년 발표한 논문에서 “5・18민주화운동 부인은 신군부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민주화운동을 부인, 왜곡, 날조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5・18민주화운동 부인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공론의 장에서 민주적 토론을 위한 하나의 행동규칙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민주화운동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국회에서도  역사 왜곡 처벌을 위한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일제 식민통치와 침략전쟁 행위에 대해 왜곡·찬양·고무 또는 선전하는 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한편 한국당은14일 5·18 망언으로 당내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이종명·김진태·김순례 의원 중 이 의원만 제명하고 나머지 두 명에 대한 징계는 유예하기로 결정해 각계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한국당이 5·18 망언 논란에 소극적인 태도로 비판을 자초함에 따라, 역사 왜곡에 대한 자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처벌법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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