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LG전자 서비스센터의 엔지니어가 사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본사는 “하청업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10년째 스마트폰 수리 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A씨는 본지에 보낸 메일을 통해 “전국의 LG전자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각종 부조리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LG전자 서비스센터 A/S 기사들은 센터 임원들로부터 업무용 차량, 공구 등을 사비로 구매하길 강요받고 있다. 또한 과로로 쓰러지거나 허리디스크 등 업무로 인해 몸에 이상이 생긴 기사들 중에는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에어컨 수리 수요가 폭주하는 여름에는 관련 기술이 없는 기사까지 동원돼고, 밤 12시까지 혹사하다 퇴근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에어컨 수리 문제는 LG전자 본사가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전국의 센터에서 일하는 소형가전, 스마트폰, 노트북 기사들은 여름만 되면 ‘에어컨 기사’로 변신한다. 밀려드는 에어컨 수리 수요로 인해 불과 일주일 교육을 받고 에어컨 수리에 나선다. 에어컨 수리는 최소 2~3년은 다뤄야 숙달되는 기술임을 감안하면 교육 기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피해는 고객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A/S 기사들이 이같은 상황에 내몰리게 된 배경에 대해 “LG전자 본사는 센터에 수시로 전화해 무상수리를 최대한 자제시키고, 유상수리 할당량을 주는 등 압박한다. 본사는 센터가 무상수리를 진행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다. 무상수리비는 원청업체인 LG전자 본사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 본사는 무상수리를 많이 하는 센터의 평가 점수를 낮게 준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이 때문에 센터 대표는 A/S 기사들에게 수리 대상 제품이 무상기간이어도 유상수리로 유도하라는 등 부당한 지시를 내린다. 심지어 아침에 A/S 기사들을 모아놓고, 각 기사들의 유상 수리 건수에 따라 등수를 매겨 실적을 못 낸 기사들을 나무란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런 문제점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고객 관리를 위해 기사들은 고객님들에게 마치 전문가인 것처럼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A/S 기사들은 이에 양심을 가책을 느끼며, LG전자 본사와 서비스센터의 실상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본사 관계자는 “무상수리비는 본사와 서비스센터 간의 계약에 따라 건수마다 지급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상수리를 자제시키거나 센터 평가 점수를 낮게 주진 않는다. A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공구 사비 구입 강요 등 부조리에 대해선 “하청업체인 서비스센터의 운영에 본사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당한 지시를 내릴 수 없으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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