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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난방파업'에서 드러난 언론 보도의 민낯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2.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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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기계·전기) 노조원들이 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시설관리직 노동자 전면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보일러실에서 동파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설비 가동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도서관 난방 중단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조 파업이 12일 일단락됐다. 대학본부와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1시경 행정관에서 교섭을 진행하고 노사 합의안에 최종 합의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기계실 점거를 해제하고 도서관 등 시설에 대한 난방 및 온수공급을 재개했다.

지난해 정규직 전환된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지난 7일 차별대우 개선을 요구하며 기계실을 점거하고 도서관 난방을 중단하며 시작된 이번 파업은 이로써 5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파업은 시민의 편의와 노동자의 권리 중 어느 쪽을 중시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며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서울대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총학생회를 비롯해 일부 학생들은 파업을 지지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노조가 학생을 볼모로 잡는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짧았던 파업을 바라보는 국내 언론의 시각도 서울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양분됐다. 보수지를 중심으로 노조의 과격함을 지적하는 기사가 생산되는 가운데, 진보지에서는 파업권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서울대 파업과 관련하여 노조에 가장 강도높은 비판을 제기한 언론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학생이 파업 인질이냐, 패딩입고 공부하는 서울대생들”(8일), “패딩에 핫팩… 민노총이 난방 끊자 '냉골 서울대'”(9일), “'냉골 서울대' 만들어 놓고… 민노총 노조, 학생들에 핫팩 700개 전달”(11일) 등 의 기사를 내보내며 이번 파업을 비판했다. 특히 ‘냉골’, ‘패딩’, ‘핫팩’ 등의 용어를 제목에 포함시키며 학생들의 피해를 강조했다.

지난 11일 사설에서도 조선일보는 “병원에서 파업할 때에도 중환자실·수술실·응급실 등은 운영한다. 대학이라면 도서관이 그런 필수 시설에 해당할 것”이라며 “법 규정을 따지기에 앞서 자기들 조카뻘, 동생뻘 되는 학생들이 공부를 못하게 방해해 휴가비나 복지비를 인상시키겠다는 노조를 보면서 혀를 차게 된다”고 지적했다.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여타 일간지에서도 “패딩입고 핫팩 쥐고 공부…영하 10도에도 이어진 서울대 ‘난방파업’”(중앙일보, 8일), “냉골 도서관,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동아일보, 11일) 등 파업으로 인한 학생 피해를 강조하는 기사가 보도됐다. 하지만 서울대 파업과 관련된 보도 빈도는 조선일보가 가장 높았다.

반면 경향신문, 한겨레 등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일간지들은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논조의 기사가 많았다. 한겨레의 경우 지난 8일 “’직접고용 해놓고 왜 차별하나요’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파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이번 파업이 학교 측의 차별대우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한겨레는 해당 기사에서 “정규직이 되어서도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외부 중소기업에서 기계, 전기, 통신, 소방을 다루는 일반 기사들보다 100만원가량 적은 돈을 받았다”며 정규직 전환 뒤 일반 서울대 직원들과 복지 포인트 등 차별대우를 받은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또한 파업을 비난하는 여론의 문제점을 다뤘다. 최문선 한국일보  문화부 순수문화팀장은 12일 칼럼에서 “파업이란 ‘누군가의 안락함을 볼모 잡고 협상력을 높이는 노동자의 단체 행동’이며, 헌법이 파업권을 보장한다”며 “그 지당한 사실이 학생들 공부 걱정에 묻혔다. 지방 국립대학 난방이 꺼졌대도 그렇게 야단이었을까”라고 지적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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