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연출 조현탁, 극본 유현미)이 20%의 시청률을 넘기면서 종영했다. 종합편성 채널에서 방영한 드라마 중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지상파와 합쳐도 손꼽히는 시청률로 성공한 드라마가 됐다. 왜 시청자들은 ‘스카이캐슬’에 열광했을까?

첫째,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사교육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높았다.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순간부터 사교육의 유혹에 시달린다. 시험에서 전국 1등한 수재가 교과서를 중심으로 학원 한 번 가지 않고 학교수업에 충실했다고 얘기할 때 그걸 믿는 학보모가 얼마나 될까?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실제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학습 코디네이터에 대해 문의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입시, 특히 대학입시는 모든 문제를 뒤덮고도 남을만큼 누구에게나 절실한 문제다. 아마도 전국이 학교숫자보다 학원 숫자가 훨씬 더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스개 소리로 스승의 날, 학교 선생님한테는 선물을 안해도 학원 선생님 선물은 챙긴다고 한다.

드라마가 모든 수험생들의 꿈인 SKY(서울대, 고대, 연대) 진학을 다뤘고, 거기에서도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의과대학 입시 이야기를 날 것으로 드러냈으니 드라마 소재부터가 남달랐던 것이다.

둘째, 이 드라마에 출연한 연기자들의 탁월한 연기력이다. 염정아, 윤세아, 오나라, 이태란 등 중견 여배우들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저 연기자가 저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였는지 의문을 가질 정도로 모두들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정준호를 비롯한 중견 남자배우들도 100% 이상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서 연기했다. 그뿐 만이 아니다. 극중 학생역을 맡았던 신인들도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셋째, 이 드라마의 스토리는 뻔하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독하다고 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예상을 빗나가는 전개를 보였다. 극중에서 아빠 없이 자란 여고생 혜나가 살해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저렇게 잔인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작가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마치 미스테리물을 보는 듯한 긴장감이 매회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그렇다고 늘 진지하기만한 것이 아니었다. 극중에서 감초역할을 하는 몇몇 배우들이 탁월한 코믹연기로 재미를 더했다. 극에 몰입하다가도 한 번씩 폭소를 터뜨릴 수 있는 전개가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한 이유였다.

이 땅의 드라마들이 모두 ‘스카이캐슬’처럼 완성도가 높고, 시청률이 높은 건 아니다. 어떤 드라마는 하품이 나올 정도로 허술하고, 어떤 드라마는 몸값 비싼 연기자들로 치장하고도 동어반복만 거듭하여 눈길을 끌지 못한다. 또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라고 해서 완성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여전히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막장을 지향하는 드라마도 여러 편이다. 분명한 것은 넷플릭스 등 다국적 콘텐츠 채널들이 물량과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전의 관습을 답습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SKY 캐슬’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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