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3) 할머니가 28일 오후 10시 41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9일 김 할머니의 부고를 알리며 “김씨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징이었으며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해온 인권 평화 활동가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 할머니 곁에는 윤미향 정의연 대표가 임종을 지켰다. 윤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할머니께서 많은 말씀을 하셨는데, 워낙 기력이 없으셔서 무슨 말씀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유일하게 알아들은 말은 일본에 대한 분노라는 한 마디였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에는 평온하게 가셨다"고 전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40년 14세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후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끌려 다니며 숱한 고초를 겪었다.

김씨는 지난 1992년 유엔인원위원회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으며, 지난 93년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 인권대회에 참석했다. 지난 2000년에는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했다. 2012년부터는 해외 각지를 다니며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는 세상을 위한 활동’ 등의 캠페인을 벌였고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을 맡기도 했다. 

김씨는 위안부 피해 활동 외에 기부에도 앞장 서 왔다. 지난 2015년에는 전쟁·분쟁지역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5000만원을 기부했으며  2017년 7월에는 재일 조선 고등학교 학생 2명에게 '김복동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해 현재 남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