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가 23일 임단협을 잠정 합의하며 오랜 갈등을 봉합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KB 국민은행 노사가 4개월간의 진통 끝에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잠정 합의했다. 이로서 국민은행은 설 직전 예정됐던 2차 총파업 위기도 피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 노사는 23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에서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며 임단협을 잠정 합의했다. 노조는 25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이번 조정안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노사 간 이견이 가장 컸던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및 최하위직급(L0)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사 및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TFT를 구성해 5년 이내 기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인사제도TFT에서는 L0 전환 직원의 근속년수 인정 및 페이밴드를 포함한 합리적 급여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TFT 종료 시점까지 합리적 급여체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2014년 11월 1일 이후 입행한 직원에 대한 페이밴드 상한을 직급별로 현행 대비 5년 완화하기로 했다. 당초 페이밴드의 경우 전직원 확대(사측)와 폐지(노조)로 노사가 강경하게 맞부딪히며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장기간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보자는데 의견이 모인 셈이다.

임금피크제는 부점장 및 팀장, 팀원급은 모두 만 56세 생일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팀장, 팀원급은 재택연수 6개월을 실시하기로 했다. 사측 요구대로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통일하게 된 것이다.

또한 3년 이상 근무한 직원 중 연봉이 일정 기준 이하인 전문직무직원은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노조가 요구했던 중식 시간 1시간 보장 및 PC오프제 도입 또한 받아들여졌다. 다만 한 달 8일간 예외를 두고 올해 상반기 4일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노사는 후선보임 점포장 비율을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주 52시간 근무를 대비해 근로시간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유연근무제 TFT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허인 행장은“KB를 믿고 거래하고 계신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고객이 중심이 되는 KB국민은행’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노조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더 이상 국민과 고객의 피해만은 막아야 했기에 노사 양측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결단을 내렸다”며 “임금인상분의 0.6%를 금융산업공익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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