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등 야3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3당이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 정수 330석 확대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안을 발표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정의당 윤소하,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야3당은 각 정당이 정치개혁의 사명을 새기고, 실천가능한 방안을 논의한다면 1월 중으로 충분히 합의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선거법 개정은 1월말까지 반드시 합의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3당이 제시한 선거제도 개혁안의 핵심은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의석을 차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에 대한 소수 정당들의 견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져왔다. 야3당은 “완전한 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원칙을 갖고 선거법 개정 협의에 임할 것”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국단위로 실행할지, 권역별로 실행할지는 향후 협의 과정에서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선거제 협상과정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53석을 줄이자는 제안은 받아들였지만,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보다는 ▲준연동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 등 수정된 방식을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준연동제는 비례의석수의 절반은 현행대로, 나머지 절반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며, 복합연동제는 지역구 득표율과 정당득표율을 합산해 비례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보정연동제는 정당득표율 이상의 의석을 얻은 정당에서 초과 의석을 차감해 다른 정당에 나눠주는 방식이다.

야3당은 민주당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야3당 대표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세 가지 방안은 그 어느 것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신을 온전히 담고 있지 못하다”며 “한 마디로, 무늬만 연동형, 가짜 연동형이다. 오히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하면 피해갈 수 있는가만 고민한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일단 선거제 개혁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과 달리,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아예 입을 다물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한국당 간사들은 의원 정수 확대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2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배종찬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당은 적어도 고치려는 의지는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훨씬 더 비협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야3당 대표들은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한국당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당의 입장도 정하지 못하고 정개특위에서 다른 당의 입장만 비판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내부 논의도 없이 그저 의원정수 확대는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무책임한 말싸움으로 정치개혁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야3당은 새 선거제도의 의원정수를 5당 원내대표 합의를 존중해 330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지역구대 비례대표 비율도 기존 정개특위에서 논의된 대로 2대1, 또는 3대1 범위에서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선 330석 기준 220석 대 110석을 기준으로 협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