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한 전두환씨가 공판기일 당시 골프장에 드나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 씨는 2017년 4월에 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지법은 지난해 8월27일 첫 재판을 열었으나 전씨는 알츠하이머 증상 악화를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7일 열린 두번째 재판에도 전씨는 독감과 고령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불출석했다.

하지만 그 기간에 전씨는 골프를 쳤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 A 골프장의 한 직원은 “(전씨가 첫번째 재판에 불출석한) 지난해 여름쯤 우리 골프장을 방문해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구체적인 날짜를 밝힐 수는 없지만 (전씨가) 지난해까지 우리 골프장에 다닌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지난달 6일에도 전씨는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골프장에서 목격됐다. 이날 골프장에서 전씨를 목격한 김모씨는 “그날 처음 (골프장에) 갈 때부터 이상했다. 대기 장소부터 귀에 이어폰을 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등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식당에 갔더니 전두환, 이순자, 여성 한명, 남성 한명 이렇게 네명이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골프장에서 만난 전씨가 건강해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 씨를 목격한 이모 씨는 "(전 전 대통령이) 지팡이나 누구의 도움을 받지도 않고 걸어 다니며 골프를 쳤고 별다른 건강 문제는 없어 보였다. 오히려 젊어 보였다. 가끔씩은 카트를 안 타고도 잘 걸었고, 경기 진행도 굉장히 빨랐다. 심각한 알츠하이머라면 대화가 안 될 텐데, (일행들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도 하더라. 그늘집에서 카트를 타고 웃으면서 멀쩡하게 이야기했고 너무 정정해 보였다. 그래서 눈여겨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신경과 전문의는 한겨레에 "진짜로 골프를 잘 쳤다면 (알츠하이머 병증에 대한 설명은) 거짓말"이라며 "골프는 인지가 굉장히 필요한 운동이다. 알츠하이머 초기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알아들어도 2~3분이 지나면 까먹어서 기억을 못 하는 상태’는 알츠하이머 중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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