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 노조 기자 간담회에서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권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류제강 KB국민은행지부 수석부위원장.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KB국민은행 노사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8일 총파업 이후 이어진 집중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2차 총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는 1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노사 간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13일~14일 핵심 쟁점을 두고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결국 별다른 진전 없이 입장 차이만 재확인했다. 특히, 당초 13일 집중교섭에서는 허인 국민은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이 대표자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노사는 총파업 이틀 뒤인 지난 10일 임금피크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에 합의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분위기였으나, 결국 핵심 쟁점과 관련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사는 호봉상한제(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 진입 시기, 성과급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사갈등이 해를 넘겨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중노위 사후조정이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국민은행 노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한 바 있으나 두 차례의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 또한 교섭이 결렬되면서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사측이 지난 8일 총파업에 참여하는 직원들로 하여금 직접 인사시스템에 ‘파업참가’라고 근태등록할 것을 지시한 것이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에 따라 유보했던 ‘파업참가’ 근태 등록 관련 인권위 진정 및 지난 8일 총파업 과정에서 벌어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 및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찰 요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9년만의 총파업이 2차, 3차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교섭이 끝내 결렬될 경우 설 연휴 직전인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사흘간 2차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또한 협상이 더 장기화될 경우, 2월 26~28일, 3월 21~22일 3·4차 총파업을 이어가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노조는 “사측이 사후조정 동의를 거부하거나 지금과 같이 계속하여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해태하고 거짓으로 일관하는 경우 ‘2차 총파업’을 포함해 사측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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