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이코리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중국을 전격 방문하면서, 향후 2차 북미회담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으로 향한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10시 55분 경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는 부인인 리설주 여사를 비롯해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박태성 과학기술·교육 담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고위급 인사들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중 상호의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는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이슈에서 중국을 소외시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북핵 협상과정에서 미국에게 완전이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중국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미국과의 비핵화협상에서도 중국과의 친선관계는 강력한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해 3월, 5월, 6월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과의 유대를 과시한 바 있다.

반면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에서 북핵 이슈를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시기는 미중이 올해 첫 무역협상을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미국이 북핵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제재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미국에게 무역분쟁에서의 양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

한편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이 2차 북미회담의 향후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며 “멀지 않은 미래에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2차 북미회담의 구체적 일정이 협의된 것 아니냐는 예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7일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몽골이 2차 북미회담 장소로 유력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킹 전 특사는 “만약 후보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면 울란바토르에 걸겠다”며 “멀리 여행하기를 원치 않는 김 위원장에게 거리상 가깝고 미국 측도 2차 회담을 그곳에서 개최하면 몽골과 긍정적인 외교관계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또한 8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방콕과 하노이, 하와이 등을 2차 북미회담 장소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들이 3개 장소를 직접 방문해 2차 회담 후보지로서의 적합성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

이처럼 구체적인 장소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은 미국에게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다만 지난 1차 북미회담도 김 위원장의 방중과 상관없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만큼, 이번 방중이 2차 북미회담 일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방중에 대해 사전에 양측과 긴밀히 소통해왔고 충분히 정보를 공유해왔다”며 “이번 중국과 북한 간 교류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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