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총파업 선포식에서 파업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KB국민은행 노조가 8일, 19년만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이날 오전9시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고 하루 동안의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선포식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시작된 밤샘집회에 참여한 조합원 중 약 9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조합원 1만4000여명 중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직급별 호봉상한제) 확대, 성과급 규모, 중식시간 보장, 피복비 지급 등 다양한 사안을 두고 대립해왔다. 노사는 7일 오후 11시부터 핵심 쟁점을 두고 밤샘 협상에 돌입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협상결렬의 이유는 임금피크제와 페이밴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인 행장은 지난 7일 전직원을 대상으로 발송한 담화문을 통해, 노사 간 이견이 있었던 성과급 규모를 보로금과 시간외수당을 포함해 300%까지 인상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임금피크 진입시기와 신입행원 페이밴드 적용 문제 등이 걸려있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피크 진입 시기 이견

임금피크 진입시기의 경우 노조는 기존 산별합의대로 1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으나, 사측은 지점장・부장급은 1년, 팀장・팀원급은 6개월 연장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허 행장은 담화문에서 “부점장과 팀원/팀장급 직원의 임금피크 진입 시기 불일치로 일어나는 조직 내의 갈등은 우려할 수준”이라며 “임금피크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은 고령화 시대와 곧 다가올 정년연장에 대비하는 등KB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는 부점장과 팀원의 임금피크 진입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팀원급의 진입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산별합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팀원 진입시기를 유예시키는 방식이 옳다고 반박했다.

 

페이밴드 존속 놓고 갈등

페이밴드의 경우 사측은 전직원 대상 확대를 주장하다 2014년 11월 이후 직원에게만 적용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물러섰다. 반면 노조는 신입행원에게 적용 중인 페이밴드가 직원 간 차별을 유발한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허 행장은 “(페이밴드 확대는) 소홀한 업무태도로 동료 직원의 근로의욕까지 꺾고 있는 일부 극소수의 분들을 염두에 둔 최소한의 조치”라며 “페이밴드가 직원의 급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향후 페이밴드 관련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나, 노조는 페이밴드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조는 사측과의 재협상 여부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2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또한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3차 2월 26~28일, 4차 3월 21~22일, 5차 3월 27~29일 등 단기 총파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총파업에 따르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058개 전 영업점을 오픈하고 본부직원을 파견하는 한편, 스마트상담부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 영업점의 경우 대출 및 기업 금융업무 등이 제한될 수 있어 지역별 거점점포를 방문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또한 영업점창구 및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하고, 8일이 만기인 기업 및 가계대출의 경우 기산일을 변경해 연체이자를 무는 일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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