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임으로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을 장관대행으로 임명했다. 섀너핸 장관대행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이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밝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임으로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을 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매티스 장관을 조기 교체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미국 언론들은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재능있는 패트릭 섀너핸 부장관이 내년 1월 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그는 부장관과 보잉사 재직 시절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 잘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섀너핸 장관대행 지명자는 보잉사 수석 부사장 출신으로 1986년 입사한 이래 방위산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왔으며, 미군의 미사일 발사 프로그램과 육군 항공기 업무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7월에는 의회 인준을 거쳐 국방부 부장관에 임명됐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20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내년 2월 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백악관에 전달했다. 명확한 사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시리아 철군 등 대외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견해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 철군 결정 하루 만에 사임 의사를 밝힌 데다, 사직서에는 “당신과 견해가 더 일치하는 국방장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기기도 했다.

‘의견 차이’로 인한 이별을 통보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뒤끝’도 만만치 않았다. 매티스 장관이 임기를 채울 수 없도록 임기 만료 두 달 전인 1월 1일 섀너핸 부장관을 장관대행으로 임명할 것을 발표한 것. 트럼프 대통령의 ‘뒤끝’에 미국 언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알려진 칼 번스타인 전 워싱턴포스트(WP) 기자는 2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매티스 장관의 사직서는 공화당으로 하여금 진짜 판단을 내리게 만들었다”며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공감대가 더욱 크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심리적 문제, 법에 대한 무시, 스스로를 위험하게 만드는 대외정책 때문에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며 “매티스 장관은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대통령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또 이날 기사에서 이날 매티스 장관을 “트럼프 황제가 발가벗고 있다고 말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 경질을 비판했다. CNN은 매티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인사 문제 및 대외정책 방향에 있어서 처음부터 이견을 보여왔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이 둘 간의 오랜 갈등이 종지부를 찍었다고 전했다.

CNN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안보팀을 자신과 잘 어울리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위 재러드 쿠시너 백악관 선임고문, 유엔 미국대사 후보 헤더 노어트 등으로 꾸렸다”며 “(백악관에) 독립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물을 위한 자리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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