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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전 지역에 현존하는 70여 개의 피라미드 중 가장 규모가 큰 피라미드는 이집트 고왕국 제4왕조의 2대 파라오인 쿠푸 왕의 무덤이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남서쪽으로 약 13㎞ 떨어진 기자의 사막고원에 위치한 이 피라미드는 세계 최대의 건축물답게 내부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대회랑과 왕의 방, 왕비의 방, 오르내리는 통로, 환기통 등이 얽혀 있어 대피라미드가 단지 돌을 적당히 쌓아놓은 돌무더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무덤을 공식적으로 도굴한 이는 건설된 지 약 3400년 후인 AD 818년 이집트의 왕 알 마문이었다.

그는 보물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돌로 막혀 있던 입구를 열어 쿠푸 왕의 묘실까지 파헤쳤는데, 이상하게도 묘실에 있는 석관은 텅 비어 있어 왕의 미라도 찾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은 대피라미드의 건축 공법과 함께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피라미드 내부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공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위키피디아 public domain

그런데 최근 이집트, 일본, 프랑스, 캐나다 등 국제공동연구팀의 조사 결과, 대피라미드 속에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공간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이 이번 조사에 사용한 물질은 ‘뮤온’이라는 경입자다.

뮤온은 우주로부터 쏟아져 내리는 우주선 입자가 대기와 충돌할 때 생기는 물질로서, 두께 1㎞의 암반도 통과할 만큼 투과력이 좋다. 하지만 투과하는 물질의 두께 및 밀도에 따라 에너지를 잃는 양이 달라지므로, 뮤온 입자의 투과 패턴을 관찰하면 그 물질이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뮤온은 예전부터 화산 내부 등을 조사하는 데 이용돼 왔다.

연구진은 대피라미드의 내부 통로에 뮤온 입자를 검출하는 판자를 설치한 후 거기에 축적된 870만 개의 입자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예상보다 검출량이 많은 장소가 발견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빈 공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까지 그 공간의 크기나 구체적인 위치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진행한 국제공동연구팀의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대피라미드 속에 미지의 공간이 있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일출에서 일몰까지 하루 동안 피라미드의 온도 변화를 적외선으로 측정한 결과, 동쪽 하단부 3개 블록의 온도가 다른 부분과 상이하게 나타난 것.

‘피라미드 스캔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구는 대피라미드뿐만 아니라 다른 3기의 피라미드에서도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의 연구 결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쿠푸 왕의 대피라미드는 많은 수학적 암시를 담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피라미드는 옆면에 4개의 삼각형이 있는 사각뿔 모양인데, 대피라미드의 밑변은 한 변이 230m로서 거의 완벽한 정사각형을 이룬다. 또 바닥면의 기울기 차이도 16㎜에 지나지 않을 만큼 정확하다.

대피라미드의 정확한 수치 비를 구해 보면 더욱 신비롭다. 옆면을 이루는 삼각형의 높이는 356로얄큐빗(1로얄큐빗=0.524m)이며, 정사각형인 밑면의 한 변 길이의 반은 220로얄큐빗이다. 그 비를 구하면 1.618로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황금비율이 된다.

또 피라미드의 높이는 280로얄큐빗이며, 정사각형인 밑면의 전체 둘레는 220×8=1760로얄큐빗이다. 이 비를 구하면 6.28로서 원주율 π의 2배, 즉 원의 반지름 및 둘레의 비와 일치한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은 피라미드의 높이는 지구의 반지름, 그리고 피라미드 밑면의 둘레는 지구의 둘레를 나타낸 수치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가자고원에는 쿠푸 왕의 대피라미드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인 카프레왕의 제2피라미드, 카프레의 아들이자 쿠푸의 손자인 멘카우레왕의 제3피라미드가 모두 모여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인 헤로도토스는 이 세 피라미드의 위치가 오리온자리에 있는 세 별의 위치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고대 이집트 초기 왕조시대 및 고왕국시대의 수도인 멤피스에도 탁월한 고대의 기념물들이 흩어져 있다. 멤피스 시대의 초대 파라오인 조세르의 계단식 피라미드는 전체적으로 석회암으로 건설되었다. 돌을 반듯하게 깎아 만든 계단식 피라미드는 이 양식으로 알려진 건축 구조물 중 가장 오래되었다.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40㎞ 거리에 있는 나일강 서안의 고대유적지 다슈르 지역은 굴절 피라미드와 붉은 피라미드로 유명하다. 둘 다 쿠푸 왕의 아버지이자 제4왕조의 창시자인 스네프루가 건설했는데, 먼저 건설된 굴절 피라미드는 피라미드 건축술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 붉은 피라미드는 완만한 경사면을 가진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로서, 대피라미드의 본보기가 되었다.

수도에서 가장 가까운 사카라의 네크로폴리스에는 지상에서 가장 규모가 큰 최초의 거석 피라미드가 있다. 이 피라미드는 ‘마스타바’라고 불리는 초기 무덤의 변형된 형태로서 거대한 직사각형 벽돌 모양이고 안쪽으로 경사진 벽과 평평한 꼭대기가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문명 중의 하나로 알려진 이 유적들은 1979년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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