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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화산 천문대의 특징
  • 이성규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 승인 2019.01.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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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The Science Time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보기)

 

2013년 5월 9일 기후학계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처음으로 400ppm을 넘어선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태계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350ppm.

과학자들은 400ppm을 초과할 경우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지구온도 2℃ 이내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경고해왔다. 당시 그 소식은 기후변화를 막을 마지노선이 허물어진 것으로 여겨지며 충격을 안겨주었다.

흔히 이산화탄소 농도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을 두고 ‘킬링 커브(Keeling Curve)’라고 한다. 미국의 과학자 찰스 데이비드 킬링이 1958년부터 이산화탄소 농도를 계속 측정해 계절과 상관없이 매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 ⓒ NOAA

킬링 커브는 ‘죽음의 곡선(Killing Curve)’과 발음이 비슷해 더욱 유명해졌다. 그가 맨처음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곳이 바로 마우나로아 관측소였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 지구시스템연구소가 운영하는 이 관측소는 극지와 함께 대기가 깨끗하기로 손꼽힌다. 또한 구름보다 고도가 높아 날씨에 상관없이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 외에도 오존과 황사 등 50여 가지 넘는 대기 물질을 거의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최근에는 대기 중 수은 농도를 재는 작업도 시작됐다.

마우나로아 화산은 해저에서 측량했을 때 지구상에서 가장 큰 화산 덩어리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는 이 화산과 더불어 킬라우에아 화산이 있다. 두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접근 가능한 화산으로서, 현재에도 진행되는 지질 과정을 쉽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킬라우에아 산의 경우 화산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해식 절벽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다. 또한 킬라우에아 산의 칼데라는 1919년에 세워진 지질 관측소가 있어 세계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진다. 칼데라는 화구의 일종으로, 화산 폭발 후 빈 마그마방으로 인해 화산 일부가 무너지면서 생긴 솥 모양의 분지다.

1980년대부터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한 킬라우에아 화산은 주기적으로 새로운 분출구가 열리면서 용암을 뿜어낸다. 1990년에도 용암이 마을을 덮쳐 가옥 200여 채가 잿더미가 된 데 이어 2014년에도 화산 용암이 분출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화산 작용을 통해 섬이 형성되고 있는 독특한 예에 속한다.

높이 4205m로 하와이 제도 최고봉인 마우나케아산은 휴화산이다. 이 산의 정상에는 11개국의 13개 망원경이 운영되고 있는 국제적인 천문대가 있다. 이 천문학 연구시설들은 ‘천문학 특구’로 지정된 약 20만㎡의 특별구역에 위치한다. 1967년에 지정된 천문학 특구는 하와이대학교가 관리한다.

북위 20도에 위치한 마우나케아산은 북반구의 모든 하늘과 남반구의 대부분 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산 정상의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구름이 없어 연간 관측 가능 일수가 330여 일에 이른다. 또한 지구 대기권의 중간쯤에 위치해 빛이 대기에 흡수되는 것은 상당 부분 방지함으로써 적외선 및 광학 관측 등에 천혜의 조건을 지니고 있다.

마우나케아 천문대에서 가장 유명한 망원경이 바로 켁 망원경이다. 1993년과 1996년에 각각 완공돼 쌍둥이처럼 나란히 있는 2대의 켁 망원경은 거울 하나를 깎아서 만든 게 아니라 육각형의 거울 36개를 이어붙인 벌집 모양이다. 반사경의 지름이 10m인 켁 망원경은 반사망원경 중 세계 최대다. 이 망원경은 수많은 은하 사진과 구조를 밝혀냈으며 지금도 왕성한 관측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세계 최대의 적외선 망원경 역시 마우나케아 천문대에 있다. 일본 국립천문대가 1997년에 건설한 스바루 망원경이 바로 그 주인공. 지름이 8.2m에 달하는 이 망원경은 1999년 처음 관측을 시작해 지구에서 128억 광년 떨어진 가장 먼 은하를 찾아내기도 했다.

마우나케아 산의 중간 지점에는 천문학자들을 위한 숙박 시설이 있으며, 바로 그 아래에는 일반 방문객을 위한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천문대의 해발 고도가 너무 높으므로 그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낮은 지점에서 대기압에 적응시키기 위한 시설이다.

마우나케아 천문대에는 직경 1.4m짜리 육각 거울 492개를 붙여 만드는 TMT(Thirty Meter Telescope) 망원경도 2020년까지 건설될 계획이었다. 망원경의 구경이 30미터이므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켁 망원경의 후속 망원경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하와이 원주민들의 완강한 반대 투쟁으로 인해 최근에는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에 설립한다고 발표됐다.

TMT 외에도 현재 거대 망원경 프로젝트가 2개나 더 진행되고 있다. 칠레 라스캄파나스 천문대에 건설된 거대마젤란망원경(GMT)와 유럽연합이 중심이 된 ‘E-ELT’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각각 거울 지름 25.4m, 42m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초기 운영이 시작될 GMT의 경우 한국도 전체 예산의 10%를 투자함에 따라 해마다 약 1개월간의 독점 사용권을 갖게 된다.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마우나로아 산의 정상과 남동쪽 사면, 그리고 킬라우에아 산의 남쪽을 아우른다. 이 지역은 고도에 따라 기후가 열대 습윤기후에서 고산 사막기후까지 다양하다. 그에 따라 식물 군란 또한 다양하여 23종의 뚜렷한 식생 형태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성규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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