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준금리 인상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NBC 방송화면 갈무리>

[이코리아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또 다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요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의 결정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미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p 오른 2.25%~2.5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내년 금리인상은 당초 예정됐던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일자리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실업률은 낮은 상태다. 기업 고정투자의 증가세는 올해 초에 비해 완화됐으나, 가계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12개월간 인플레이션은 약 2% 수준을 유지했다.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지표 또한 거의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간 금리인상에 반대하며 연준을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반대되는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게다가 우리를 둘러싼 외부세계의 경제는 폭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또 다시 금리 인상을 고려 중이라니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18일에도 트위터에서 “연준이 또 한번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설을 읽어보기 바란다”며 “이미 유동성이 나빠진 금융시장을 더 악화시키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말했다. 해당 사설은 지난 17일 WSJ에 실린 “연준이 멈춰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인상 중단을 조언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금리인상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올해 4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언론들은 연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연준은 옳은 일을 했다. 트럼프는 무시해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며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지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설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이 정체된 상태이지만 노동시장은 호황이며 금리 또한 경제를 자극할 만큼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단순하게 이번 금리 인상은 경제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연준은 이미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를 보내왔다. 만약 예상과 다르게 (금리인상을) 중단했다면 시장을 더욱 놀라게했을 수도 있다”며 “연준이 내년 금리인상을 3회에서 2회로 줄인 사실로 인해 주식시장의 첫 반응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의 수석경제보좌관을 지낸 재러드 번스타인은 19일 오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상대국에 비해 금리가 인상돼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것을 싫어한다”며 “진보적 경제학자들은 불필요한 금리인상이 이제야 임금근로자들에게 돌아가기 시작한 미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의 혜택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은 이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리인상 중단으로 인한 효과를 부정해서가 아니라, 연준의 금리인상은 이미 계산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또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 결정은 미국 경제의 튼튼함에 대한 파월 의장의 그간 발언들과도 일관된다”며 “작은 금리변동으로 경제적 결정에 영향을 받을만한 사람들은 이미 이번 금리인상을 그들의 계획에 반영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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