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차기 대표로 선임된 박정림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 부사장(왼쪽)과 김성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 <사진=KB금융그룹>

[이코리아KB금융지주가 KB증권 차기 대표로 박정림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WM부문 부사장과 김성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KB증권 노조가 ‘낙하산’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19일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박 부행장과 김 부사장을 KB증권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2년간 증권업계 유일의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해온 KB증권이 내년부터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근 윤경은·전병조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런 전망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KB금융지주의 선택은 달랐다. 단독 대표 체제 대신 각자대표체제를 계속 유지했다. 더욱이 이번에 내정된 각자 대표는 구 KB증권 출신과 KB국민은행 출신으로 구 현대증권 출신 임원은 배제됐다.

김 부사장은 1988년 대신증권 입사 후 2008년 KB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IB총괄 부사장에 오른  증권전문가이며, 박 부행장은 1986년 체이스맨해튼 서울지점 입사 후 2004년 KB국민은행에 합류해 자산관리 부문을 담당해온 금융전문가이다.

KB금융지주의 이번 결정은 통합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 출신 임원들의 미래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노조 또한 이번 인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증권지부는 20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비효율적인 각자대표체제 유지와 지주·은행 출신 대표 선임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KB증권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각자 대표체제가 깜도 되지 않는 자기 새끼 챙기기가 도를 넘었고, 그로 인해 비대해진 본사조직과 임원 및 부서장의 수가 부끄럽게도 너무 많다”며 투톱체제로 인한 임원 비대화가 수익 악화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KB증권의 임원 수는 54명으로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의 임원진 규모가 30~40명 정도인 것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노조는 1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작년 부행장 8개 자리를 3개로 축소한 것이 계열사 대표이사로 보은인사를 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라면 KB증권의 대표이사 후보 자격 기준과 그 기준을 통과한 후보군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어 “증권이 지주, 은행 부행장들의 대표이사 놀이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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