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속옷을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 뒤집어쓸 때의 기분” - 무라카미 하루키, <랑겔한스섬의 오후> 중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4년 출간한 수필집 <랑겔한스 섬의 오후>에 처음 언급됐다. 소확행은 올해 최고 유행어로 꼽혔을 정도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집돌이, 집순이들이 막상 소확행을 이루고자 마음먹어도, 추운 겨울철에는 이불 밖을 나서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이코리아>는 집에서도 소확행을 얻을 수 있는 생산적인 취미들을 알아봤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뜨개질

많은 사람들이 겨울 하면 생각나는 취미로 뜨개질을 꼽는다. 과거에는 목도리를 뜨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러그, 모자, 장갑 등 선호하는 종류가 다양해졌다.

뜨개질 기술은 ‘대바늘뜨기’, ‘코바늘뜨기’로 나뉜다. 대중적인 방법은 대바늘뜨기지만, 최근에는 코바늘뜨기를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초보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만드는 데 실뭉치가 몇 개 필요한가”다. 여러 뜨개질 커뮤니티에 소개된 내용에 따르면 5mm 실 기준으로 목도리는 4개, 모자는 2개, 장갑은 1개면 충분하다. 러그는 원하는 크기를 고려해서 실뭉치를 구매하면 도움이 된다.

실뭉치 가격은 재질에 따라 다르다. 시중에서 1개에 최소 1천원대 털뭉치도 판매되고 있으니, 처음에는 저렴한 실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뜨개질에 필요한 기술은 서적으로 익히는 경우가 흔하지만,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동영상으로도 부족함 없이 배울 수 있다.

 

마리모. <사진 출처 = 플리커 'nirakara'>

마리모 키우기

마리모는 둥글게 뭉쳐놓은 매생이처럼 생긴 작은 수경식물이다. 수명이 길고 관리가 쉬워 최근 ‘애완식물’로 각광받고 있다. 마리모 키우기는 일본에서 유행하다 한국에도 소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마리모를 ‘사랑을 이뤄주는 전령’이라고 믿고 있다.

마리모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자라는 담수성 녹조류의 일종이다. 마리모는 일본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했을 정도로 희귀한 생물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유럽산 마리모인 ‘모스볼’이나 양식된 일본산 마리모를 수입하고 둘 다 마리모라고 부른다.

마리모를 키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15도에서 20도 사이의 온도인 실내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생수, 수돗물 관계없이 물을 갈아주면 된다. 마리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크기에 따라 2천원에서 5천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페이퍼 커팅 작품. <사진 출처 = 플리커 'chiquita boo'>

페이퍼 커팅

페이퍼 커팅은 종이 도안을 잘라내 작품을 만드는 공예다. 고대 중국에서 종이 장식품을 만들던 것이 최초의 페이퍼 커팅으로 알려졌다.

페이퍼 커팅 커뮤니티 회원들은 입문 계기로 ‘손맛’을 가장 많이 꼽는다. 복잡한 도안을 정교하게 오려내는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만든 다음에는 작품을 장식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생산적이기까지 하다. 심리전문가들에 따르면 페이퍼 커팅은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페이퍼 커팅 도안은 대체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보다는 어른들의 취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이퍼 커팅 도안집은 인터넷쇼핑몰에서 1만 5천원 내외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필수 도구인 전용 커터칼과 매트는 최소 3천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꽃 피는 아몬드 나무.

유화 컬러링

유화 컬러링은 도안에 유화물감을 칠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 유화 미술은 배경 도배부터 시작해 밑그림, 채색 순으로 작업한다. 하지만 유화 컬러링은 까다로운 과정 없이 채색만 하면 되기 때문에 그림 그리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유화 컬러링은 도구도 일반 유화 미술에 비해 간소하다. 도안과 붓, 유화물감만 갖추면 된다. 도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소 1만5천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붓은 재질에 따라, 유화물감은 재료와 용량에 따라 가격 차가 크다.

유화 컬러링의 특징은 색연필, 수채화 미술과 달리 ‘고전 명화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색연필, 수채화에 비해 색상 조합이 쉽고, 색을 잘못 입힌 부분을 고치기도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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