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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발의 '사납금 폐지법안' 살펴보니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12.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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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등이 지난 12일 사납금제 폐지와 택시근로자 실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을 명문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분신사태까지 불러온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카풀서비스 정식 출범을 앞둔 카카오가 한 발 물러섰다. 국회도 사납금제 개선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며 카풀과 택시업계의 싸움에서 저울추가 점차 한쪽으로 기우는 추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택시기사님들은 물론 이용자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해 고민 끝에 카풀 정식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카풀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는 17일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택시기사 최 모 씨의 분신과 택시업계의 대규모 파업 예고 등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국회도 택시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등은 지난 12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택시기사들의 불안정한 수입과 과도한 장시간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다.

택시업계의 보편적 임금구조인 사납금제는 택시기사가 매일 일정 금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그 외 운송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택시업계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개선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매일 15~18만원의 사납금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으로 장거리 운행선호와 승차거부, 장시간 운행으로 인한 잦은 사고와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박 의원이 발의한 두 법안은 사납금제로 인한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다. 우선 여객운수법 개정안의 경우 사문화된 수입금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를 현실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택시기사가 벌어들인 수입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사측은 고정급에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전액관리제는 이미 지난 1997년 시행된 바 있지만 실제 이를 적용하는 택시회사는 거의 없다. 대법원 또한 지난 2004년 전액관리제는 행정기관 내 사무처리지침에 불과해 법규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규정은 마련됐지만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었던 셈.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에는 “1일 근무시간동안 미터기(운송수입금 관리를 위하여 설치한 확인 장치를 포함한다)에 기록된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운수종사자의 근무종료 당일 수납할 것”을 명시해 전액관리제의 법적 근거를 명시했다. 또한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않을 것”을 명시해 사납금 자체도 완전히 금지됐다. 주유비·세차비·수리비·사고처리비 등 운행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를 택시기사에게 부담시키는 것도 금지됐다.

대신 운송수입금 확인기능을 갖춘 운송기록출력장치를 갖추고 택시기사가 운송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미터기를 조작하는 것도 금지해, 택시기사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대비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택시발전법 개정안은 택시기사의 장시간 근로에 대한 개선책이다. 택시기사들은 그동안 사납금을 충당하기 위해 일 평균 11시간 이상의 장시간 운행을 강요받았으나, 실제 임금은 실 근로시간이 아닌 소정근로시간(법정기준근로시간 안에서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을 통해 일하기로 정한 시간)에 대해서만 지급됐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도 택시회사들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택시업종 최저임금 현장연구 및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택시업계의 일 소정근로시간은 3~7시간 정도로, 경북(1.5시간) 포항(2.5시간) 등 소정근로시간이 3시간 미만인 지역도 일부 있다. 노동연구원은 “서울 2교대제와 대구 1차제의 임금지급시간은 6시간이지만 실제 입금액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서울 8.2시간, 대구 9.7시간으로 실근로시간과 임금지급시간차이가 서울 2.2시간, 대구 3.7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발의한 택시발전법 개정안은 이러한 괴리를 없애기 위해 택시기사의 근로시간을 운행기록장치 및 운행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해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도록 규정했다. 택시기사가 소정근로시간이 아닌 실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두 법안이 모두 통과되면 사납금제 부담 해소와 임금 현실화로 불안정한 수익에 따른 택시기사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업계도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상대적으로 카풀서비스에 유연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조연맹 위원장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완전월급제는 저희가 항상 우리 택시 단체들이 요구하는 사항”이라며 “월급제만 된다고 하면 저희 택시업계들이 (카풀서비스를) 반대할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반면 법인택시기사와 개인택시기사, 택시회사가 함께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번 개정안으로 카풀서비스에 대한 반대를 철회할 지는 미지수다. 특히 택시업체의 경우 사납금제 폐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노동연구원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액관리제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없다”를 1순위 답으로 꼽은 택시회사는 대도시 37.8%, 도지역 33.7%이었다. 부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1순위(대도시 26.7%, 도지역 28.3%), “운전자와 관리자 마찰 증대”를 2순위(대도시 29.7%, 도지역 24.1%)로 꼽았다.

결국 다양한 이해관계로 구성된 택시 비대위가 12일 발의된 두 법안에 대해 상이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법안 자체가 카풀 갈등의 완벽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 비대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서비스 연기 방침에도 불구하고 완전 철회까지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며, 오는 20일 예정된 파업 및 대규모 집회를 변동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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