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수주 부진으로 대형건설사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해외건설 수주 부진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시공 상위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 순위 1위 삼성물산은 최근 만 4년 이상 근무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 2년간 ‘인력구조개선작업’을 통해 2015년 7962명에서 올해 상반기 5596명으로 약 2200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국내 주택 부문 신규 수주를 축소한데다 해외 수주 감소로 플랜트 인력 이탈이 이어졌기 때문. 하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건설경기 전망으로 인해 삼성물산은 올해도 희망퇴직을 포함해 재충전 휴직, 부서 재배치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시공순위 3위 대림산업 또한 지난 1일 무급휴징 및 희망퇴직 신청 안내 공고문을 냈다. 이미 지난해 말 7619명에서 올해 3분기 7255명으로 인력을 감축했지만, 해외수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추가 인력감축에 돌입한 것. 대림산업은 지난 3월부터 플랜트 부문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무급 휴직제를 시행 중인데다, 이를 내년 이후까지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시공순위 4위 대우건설도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명예·희망퇴직을 상시 운영 중인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5804명이던 인력을 올해 3분기 기준 5410명으로 400명 가량 감축했다. 해외 플랜트 수주 감소로 계약직 중심의 인력 감축이 계속됐고, 지난 10월부터는 플랜트 부문 중심으로 2개월 단위의 유급휴가제도를 시행 중이다. 약 1000명의 직원이 기본급만 받는 조건으로 2개월씩 돌아가며 쉬고 있는 상황인 것.

시공순위 5위 GS건설은 인력 감축은 아니지만 유휴인력을 타 부문에 전환배치해 인력 운용을 효율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공순위 2위인 현대건설과 9위인 SK건설도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인력감축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수주 감소 때문이다. 저유가로 인한 해외건설 수주 부진이 이어진데다,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규제정책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로 향후 건설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6.7%로 외환위기(1998년 1분기 -9.7%) 이후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년 SOC 관련 예산은 19조8000억원으로 올해(19조원)보다 4.2% 늘어났지만 지난해(22조원)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치다.

게다가 한동안 대형건설사를 지탱해온 정비사업 일감도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줄어들고 있다. 현재 시공순의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10조2468억원으로 지난해(19조2184억원)의 53%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해외수주 부진이 회복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국내 주택경기 하락, SOC발주 감소 등 여파로 인력감축 한파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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