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투신하기 전 박지만 전 EG 회장을 만나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 A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세월호 유족 사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 박지만 회장과 만나 “(검찰이) 윗선을 불어라고 압박해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은 박 회장과 인연이 깊은 사이다. 두사람 모두 1958년생이며 고교를 함께 다녔고 육군사관학교 37기 동기생이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어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하다니 안타깝다"며 억울한 심경도 내비쳤다.

이 전 사령관의 극단적인 선택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월호 불법 사찰과 관련해 부하직원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구속영장 기각 후에도 수사 압박이 계속되자 심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검찰 조사 결과 기무사 요원들은 상부의 지시로 ‘세월호 TF’가 만들어진 후 유가족·실종자 가족들의 성향 등을 사찰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 전 사령관의 사망 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정진석 한국당은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전 저녁자리에서 박지만 씨와 함께 이 장군을 본게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적폐몰이에 지친 이 전 사령관이 어제 투신자살했다. 너무도 먹먹하고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이 장군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3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리라 짐작하지 못했다. 충남 당진 출신인 이 장군은 온유한 성품의 점잖고 인간미 넘치는 군인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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