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도지사의 페이스북 갈무리

[이코리아]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수 박인복 씨가 강제 입원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박인복씨는 강제입원 논란 당사자인 이재선씨의 부인이다.

박씨는 2일 KBS와 인터뷰에서 “남편이 생전에 ‘사필귀정’을 부르짖더니 세상에 정말 정의가 살아있는 것 같다. 악은 선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 씨의 이 말은 이재명 지사가 “친형 재선씨가 정신병 증상이 있었다”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선 형님에 대한 아픈 기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2013년 3월 16일, 조울증에 시달리던 형님은 자살하려고 평택 안중에서 마주 오는 덤프트럭에 돌진합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심각한 중상을 입었고 트럭운전사는 영문도 모른 채 사고를 당했다”며 “2013년 2월에야 조울증 치료를 시작했으나 이미 늦었던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증세 재발로 가산탕진 가족폭행 기행을 벌이다 형수님이 2014년 11월 21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켰다. 좀 더 일찍 병을 확인하고 치료했더라면 비극을 막았을 것”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박 씨는 이런 이 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씨는 “제 남편은 2013년 교통사고 전까지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2002년 조울증 투약 치료’는 와전된 얘기이며, 불면증으로 지인인 의사에게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았을 뿐이다”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2013년 3월 이재선씨가 자살을 위해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불면증으로 인한 졸음운전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재선씨는 당시 부부싸움을 하다 홧김에 차를 몰고 나갔고 이후 돌아오는 길에 졸음 운전 때문에 중앙선을 침범했다는 것. 박씨는 “(남편은) 조서에도 ‘회사일 등 가정일로 피곤이 누적돼 깜박 졸음운전을 했다’고 본인 입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박 씨의 이 설명은 친형이 자살하려고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 지사 주장과 완전히 다르다.

박씨는 이재선씨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데 대해 “우리 가족이 입원 결정을 내린 건 맞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박씨는 “당시 진단서를 보면 ‘2014년 9월부터 고양된 기분, 과대망상, 충동조절의 어려움 등의 증상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그러나 그 이전에는 정신질환 증세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박씨의 말과 이 지사의 말이 왜 다를까. 상식적으로 보면 이재선씨의 상태에 대해서는 박씨가 이 지사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형 동생 사이로 떨어져 지낸 이 지사보다, 박씨가 부부로서 함께 생활한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박씨의 설명이 맞는다면 이재명 지사는 친형의 병을 잘못 알고 있었거나 아니면 과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살하기 위해 교통사고를 냈다는 설명을 동생으로서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친형 이재선씨는 2014년 11월 21일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2017년 11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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