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국회 예산 심사 중 또 변종 일본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26일 농촌진흥청의 스마트팜 빅데이터 개발사업 예산을 심의하던 도중 "농림식품부와 내용이 거의 비슷한데 국민 혈세로 막 이렇게 뿜빠이 해도 되는 겁니까"라고 질타했다. ‘뿜빠이’라는 말에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자 이 의원은 "웃지 말아요!"라고 꾸짖기도 했다.

뿜빠이라는 표현을 제외하면 이 의원의 질의는 정당한 지적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ICT(정보통신기술) 사업과 농촌진흥청의 사업이 중복돼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 하지만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이 일본식 어휘를 자주 구사하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이 국회에서 일본어를 사용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3번째다. 이 의원은 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유성엽 위원장이 발언을 제지하자 “중간에 자꾸 겐세이( 놓지 말라”고 항의했다. 겐세이는 ‘견제’라는 뜻의 일본말이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예결위 회의 때도 이 의원은 “동료 의원 질의에 ‘야지’를 놓는 의원은 퇴출해달라”고 눈길을 끌었다. 야지는 일본어 ‘야지우마’의 준말로 야유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과거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일제식 표현인 교감을 부교장으로 바꿀 것을 촉구한 적도 있다. 이런 점을 들어 이 의원의 일본어 사용은 의도적이라기보다 습관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70대 이상 노인들의 경우, 아직도 우리말과 일본어를 섞어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이 의원 역시 같은 경우에 해당될 거라는 얘기다.

반론도 있다. 나이보다는 잔재된 일본 문화가 이 의원의 의식 속에 남아 무의식적으로 발현됐을 거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이은재 의원의 출신년도를 확인해보니 1952년생으로 올해 만 66세였다. 이 의원은 일본어를 강제로 학습했던 시기가 아닌 한국전쟁의 와중에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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