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적 쇄신’에 이어 ‘분당론’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원내대표 선거가 다가오고 전당대회가 다가오니까 계파 대결구도를 다시 살려 득을 보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분당론까지 나오는데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홍문종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의 ‘비대위 해체’ 주장에 대해 "당 일각에서 특정 계파와 지역을 타켓으로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번도 특정 계파나 특정 지역을 생각하거나 반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파 논리를 살려서 분당을 운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비대위와 비대위원장을 시험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특정 계파를 경고한 것은 최근 당협위원장 물갈이 등 인적 쇄신 기준이 정해지면서 ‘분당론’이 확산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2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서 비록 제한적이겠지만 분명히 권한을 행사해 당협위원장에 적절하지 않다는 분들에 대한 별도의 판단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강특위 조사의 그물망을 빠져나와도 교체가 필요한 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당협위원장을 맡아선 안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다음 지도부가 복귀시키든 아니든, 혹은 무소속으로 나서든 저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해 강행할 뜻을 비쳤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친박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병준 인적 쇄신은 월권이다”고 지적하며 "이른바 복당파들이 그동안 시도했던 자세와 거의 비슷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또 " 자꾸 이렇게 당이 분열할 단초들을 제공하면 참으로 어려워지지 않을까"라며 분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당의 당내 갈등이 팔부 능선을 넘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강특위의 결론이 나오고 비대위에서 추가 쇄신 작업에 들어가면 탈락 인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거라는 관측도 있다. 과거 한나라당 시절,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모여 ‘친박연대’를 만든 것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거라는 얘기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