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협의 협약식에서 김기남(왼쪽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지형 조정위원장,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환자와 가족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23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는 삼성전자와 반올림 외에 정부 관계자와 여야 국회의원이 함께 했다. 정부측 인사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고,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는 먼저 진솔한 사과부터 전했다. 김 대표는"(백혈병으로 인해)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다.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고,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 사업장에서 건강위험에 대해 충분한 관리를 하지 못했다. 병으로 고통 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올림' 피해자 대표 황상기 씨는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수용하겠다. 이번 보상안에 반올림 피해자들 외에 다른 피해자들도 포함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보상 범위에 들지 못한 피해자들에게도 보상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지형 조정위 위원장은 "반올림과 삼성전자가 보내준 신뢰를 거울삼아 보상을 실행해 나가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을 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할 계획이다. 이 발전기금은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 등 안전보건 연구와 산재예방에 쓰일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은 "삼성전자와 반올림 피해자 여러분의 숭고한 뜻에 어긋나지 않게 기금이 잘 쓰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공지하고 반올림 피해자에게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별도로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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