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마켓캡 갈무리>

[이코리아암호화폐 시장이 출구 없는 터널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000달러선이 무너졌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며 4000달러선 붕괴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6.89% 하락한 4284.7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6400달러선에서 횡보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불과 열흘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다른 암호화폐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 리플은 6.74% 하락한 0.42달러, 이더리움은 11.06% 하락한 121.75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시총 30위권 암호화폐 중 큰 낙폭을 보이지 않고 시세를 유지 중인 것은 달러 연동 암호화폐인 테더와 트루USD 뿐이다. 스테이블 코인(법정화폐 또는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암호화폐)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10%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하락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 이슈로부터 시작됐다. 비트코인캐시가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SV로 분리되면서, 불안정성이 커진 암호화폐 시장이 매도세로 돌아섰기 때문. 게다가 하드포크 이슈로 인한 시장 불안이 진정되기도 전에 미 금융당국 규제와 주요 채굴업체의 도산 소식이 시장을 강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최근 비트코인 시세 조작 혐의로 해외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와 암호화폐 테더의 운영사인 홍콩 소재 스타트업 테더(Tether LTD)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테더는 1테더의 가격을 1달러로 연동시킨 스테이블 코인의 일종으로, 테더 보유자가 요구 시 보유한 테더의 양만큼 달러화로 교환해준다. 하지만 테더사가 보유 중인 현금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테더를 발행해 인위적으로 비트코인 시세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지난해 12월 비트파이넥스와 테더에 소환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반면, 테더의 설립자이자 비트파이넥스 최고경영자인 얀 루도비쿠스 반 데르 벨데는 테더를 암호화폐 시세 조작 목적으로 발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 암호화폐 채굴업체들도 사정이 좋지 않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채굴업체 기가와트(Giga Watt)는 만기 도래하는 부채상환이 불가능하다며 워싱턴 동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중국에서도 주요 채굴업체들이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현지 매체 8BTC에 따르면 F2Pool 등 채굴업체들이 효율이 낮은 구형 채굴 장비를 처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 BTCC 또한 지난 6일 채굴사업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암호화폐 시세 하락으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대형 채굴업체들마저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시세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보안솔루션 기업 맥아피(McAfee) 설립자이자 대표적인 암호화폐 옹호론자인 존 맥아피는 22일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하방 압력은 일시적이며, 단시간 내 힘을 잃을 것”이라며 “지금은 냉정해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맥아피는 지난 20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베어 마켓은 겨울과 같다. 지나가면 찬란한 봄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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