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9일 오전 9시 30분 박병대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에게 "이번 일로 많은 분들에게 심려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없이 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입고 조사 받은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며 양 전 대법원장을 보좌해 사법행정 전반을 총괄한 인물이다. 

그는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형사재판 ▲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아울러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법재판소 내부 사건 정보 및 동향을 수집하고, 상고법원 등 당시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법관과 변호사단체 등에 대한 부당 사찰,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은폐 및 축소,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및 집행 등 각종 사법 농단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양 전 대법원장과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을 상대로 제기된 사법 농단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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