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Grexit:Greece+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공포가 한국 시장을 뒤덮고 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1800선이 붕괴된 1782.4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원ㆍ달러 환율도 전일 대비 9.90원 오른 1172.80원으로 5개월래 최고점을 찍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언젠가 닥칠 리스크였지만 충격을 흡수할 채비가 안 된 상태에서 눈앞에 성큼 다가오자 당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공포가 유로존 주변국에 대한 불안으로 확산되면서 위험자산인 유로화는 하락하고 미국과 독일 국채와 달러화는 몸값이 올랐다.

국제금융센터 분석에 따르면 세계주가는 이번 주 3.5% 하락했다. 지난 3월 고점에서 9.4% 내려가면서 연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쏠림현상을 부추겼다.

달러화는 1.4% 강세를 보였고, 유로화는 올 1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4bp 하락한 1.70%로 종가기준 1950년대 이후 60여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반면 이탈리아ㆍ스페인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특히 독일-스페인 금리스프레드(가산금리)는 490bp로 작년 하반기 재정위기 당시 고점인 469bp를 상회했다.

유가는 유럽발(發) 불안으로 내려갔다.

대외상황에 민감한 국내증시도 요동쳤다. 외국인들은 2주째 매도를 이어갔고, 주간 9000억원 정도가 증발했다. 다만 채권 보유잔액은 300억원 소폭 증가했다.

그렇다면 그렉시트에 대한 방화벽은 충분할까.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 뒤 후유증을 막기 위해서는 주변국의 재정건전성이 확보돼야 한다.

또한 유로존 차원에서 재정통합장치가 강력해야 한다. 아울러 구제기금 재원과 무제한적 유동성 공급이 절실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 굴지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

유로존 재정통합 장치도 부재하다. 다만 구제기금과 유럽중앙은행(ECB) 지원은 가능하다. 선제적 지원이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시장에 팽배한 불안 심리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그리스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지 못한 가운데 최근 유로존 정부와 ECB 관계자들의 유로존 탈퇴 경고는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의 변수로 재선거 결과가 나오는 오는 6월17일까지 불안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현재 그리스 내부에는 긴축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그동안 긴축연정에 동참한 그리스 신민주당과 사회당이 승리하면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긴축에 반대하는 현재 제2당 시리자(Syriza)가 득세하면 구제금융은 중단되고, 대립으로 치달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오는 23일 유럽연합(EU)은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어 그리스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과 관련한 입장이 표명될지 주목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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