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당직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신규 유튜브 채널 '씀' 오픈 행사에서 미니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더불어민주당이 11일 신규 유튜브 채널 ‘씀’의 영상 제작 방송국을 개설했다. 자유한국당에 비해 유튜브 영향력에서 한발 뒤쳐진 민주당이 이번 신규 채널 오픈으로 전세를 역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정당별 유튜브, 한국당이 한발 앞서

민주당은 그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대국민 소통에서 한국당에 비해 높은 영향력을 보여왔다. 민주당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의 구독자 수는 약 11만8700명, 트위터 팔로워 수는 약 25만8600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는4만1300명으로 정당 중 SNS에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의 페이스북 구독자 수는 약 4만600명, 카카오스토리 구독자 수는 1만6500명으로 수치상으로는 민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유튜브만큼은 전세가 역전됐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2012년 2월 개설한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는 현재 구독자 2만8000명, 누적 조회수 1123만회로 정당 공식 채널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2011년 12월 개설된 더불어민주당의 구 유튜브 채널의 경우 구독자 9200명, 누적 조회수 407만회. 유튜브 상에서는 민주당이 한국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개별 의원들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에 있어서도 한국당의 경쟁력은 눈에 띤다. 지난 2016년 6월 개설된 전희경 한국당 의원의 개인 채널 ‘전희경과 자유의 힘’은 3만8000명의 구독자와 누적 조회수 771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월 김상곤 당시 교육부 장관에게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북한의 6·25 남침 사실과 인천상륙작전, 새마을운동을 빼겠다는 것이냐고 질의하는 영상은 현재까지 약 42만7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것은 손혜원 의원으로 약 2만9000명의 구독자와 380만회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손 의원이 업로드한 영상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지난해 1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초청해 부동산 문제에 대해 대담을 나눈 영상으로 약 42만6000회 조회됐다.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사진=유튜브 홈페이지 갈무리>

◇ '씀', 보수적 유튜브 지형 지각변동 예고

민주당의 신규 유튜브 채널 개설은 한국당과의 경쟁 차원에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보수 중심으로 편향된 유튜브 지형에서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실함의 발로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신규 유튜브 채널 개설을 논의하면서 극우·보수 유튜브 채널의 높은 영향력을 확인하고 상당히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유튜브 상의 시사·뉴스채널 대부분은 보수 성향이 짙다. 대표적 보수 채널로 알려진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구독자 약 29만명, 누적 조회수 1억7738만회), ‘황장수의 뉴스브리핑’(구독자 약 26만명, 누적 조회수 1억7659만회), ‘신의한수’(구독자 32만명, 누적 조회수 1억1456만회) 등은 모두 12일 기준 30만명 가까운 구독자와 1억회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세 채널 모두 반(反)문 성향의 채널로 정책 비판이나 주요 보수 인사와의 대담 영상 등을 올려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개별 영상의 파급력도 정당 채널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정규재TV’의 경우 지난해 1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해명을 듣는 영상이 약 22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의한수’는 지난달 31일 문재인 정부와 삼성전자의 갈등 양상을 부각시키며 삼성전자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우려한 영상으로 199만회의 조회수를 올렸다.

민초 커뮤니케이션 신혜식 대표가 삼성전자의 해외 이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 대표가 지난달 31일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은 12일 현재 199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신의한수'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 상에 극우 뉴스채널이 난립하면서 ‘가짜뉴스’ 유포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8월 발표한 ‘유튜브 동영상 이용과 허위정보 노출 경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218명의 응답자 중 ‘가짜뉴스’로 판단되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전달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4.0%였으며 특히 청장년층(20대 39.7%, 60대 이상 36.9%)에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30~40대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지지세가 미약한 청장년층이 가짜뉴스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한편 이해찬 대표는 11일 ‘씀’ 스튜디오 개소식에서 “(극우 채널들은) 우리가 안 봐야 되는 내용이 실려 있는 거고, 우리는 안 보면 손해인 것들을 싣는 거기 때문에 전혀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진짜만 다루고 진정성 있는 내용만 다루겠다. 그렇게 안하면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가짜뉴스’에 맞대응하기 위한 ‘진짜뉴스’를 차별점으로 내세운 민주당의 신규 채널 ‘씀’이 보수 편향의 유튜브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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