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서기봉 NH농협생명 대표가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실적 부진에 이어 국정감사에서 자질 부족을 지적받는 등 연임에 비판적인 여론이 높아진 때문이다.

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실적은 23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8조29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8조8356억원보다 9.1% 감소했다. 이익 또한 급감했다. 올해 3분기까지 888억원은 전년 동기 1687억원과 비교해 47.4% 감소했다. 순이익은 268억원으로 작년 동기간 951억원보다 71.8% 급감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이익 감소에 대해 “보험업계가 올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는 2021년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회계처리 규정과 저축성 보험에서 보장성 보험으로 전환하다보니 당기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채권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한미 금리 역전 현상으로 인해 환헤지 비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전망에 대해 “3~4년 정도는 실적 회복이 어렵다. 마케팅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비용 절감을 비롯해 온라인 보험 강화 등을 통해 실적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생명은 올해 실시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환헤지 수익성과 관련해 엄중한 질책을 받았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월 16일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농협생명의 해외투자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농협생명의 해외투자금액은 2014년 5000억원에서 2018년 13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90%가 달러 투자인데 환헤지 비용이 막대하다. 이에 대한 자체 감사결과를 받았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농협생명이 2015~2016년 해외투자를 집중적으로 확대할 때 근거 없이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충분한 근거 없이 만기고유자산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특히 근거 없는 분류로 인해 농협생명 채권중에서 매도가능한 채권이 1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88%는 만기까지 보유해야 한다”며 “한미간 금리 역전이 발생하는 가운데 팔 수 있는 채권이 11%에 불과하다. 다른 업계 빅3 보험사의 경우 판매가능 채권이 80%를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서기봉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연말까지 1000억원의 손실을 날 수 있는데도 취임 전까지 은행 경력이 전부인 서 대표의 비전문성 때문에 자산매각 등의 조치가 전혀 없었다"며 “금리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투자를 할 수는 없다. 자체감사 결과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감독원의 감사를 요청했다. 

국감에서 지적 받은 서기봉 대표의 이력을 살펴보면 NH농협은행 공공금융부 부장, NH농협은행 영업추진본부 본부장. 농협은행 부행장 등 농협은행 근무가 전부이다. 2017년 1월 농협생명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보험업계에 첫 발을 디뎠다. 

농협생명측은 서기봉 대표가 비전문가라는 지적에 대해 “농협 고객의 70%가 농민 조합원이다. 농협은행과 협동조합의 생리를 잘 아는 분이다 보니 비전문가라는 의견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전라남도 구례 출신으로 농협중앙회 광주금융사업부 부본부장을 지냈으며 전남 나주 출신인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돈독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보험 업무 경력이 없는 서 대표가 농협생명 사장에 임명된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농협생명은 농협중앙회에 ‘농협’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농협생명이 명칭 사용료로 중앙회에 주는 금액은 2015년 302억원, 2016년 496억원, 2017년 526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농협생명에게 경영유의 2건과 개선사항 20건 등을 통보하면서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 사용료를 줄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기봉 대표는 농협사장 취임한 후 농협중앙회에 브랜드 사용료를 더 올려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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