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승리'라고 자평했다. <사진=CNN 방송화면 갈무리>

[이코리아] 지난 6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대로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의석 수 차이가 크지 않아 미국 언론들은 절반의 승리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AP통신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현재(한국시간) 미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은 하원 전체 435석 중 223석, 공화당은 197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중간선거에서 247석을 확보해 하원을 장악했던 공화당은 현재까지 총 50석을 상실해 하원 주도권을 민주당에 내주게 됐다. 반면 민주당은 188석에서 35석 이상 의석 수가 늘었다.

NBC뉴스에서는 아직 남아있는 선거구 15석 중 민주당이 추가로 7석을 더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대로 민주당이 최종 230석을 확보할 경우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해 향후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확실한 견제권을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총 100석 중 35석을 다시 뽑는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현재까지 집계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51석, 민주당 44석, 무소속 2석으로 공화당은 남은 3석의 결과와 상관없이 상원에 대한 장악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아직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애리조나, 플로리다, 미시시피의 경우 모두 공화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어 기존보다 최대 3석을 더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상원’, ‘민주-하원’ 구도로 양분된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예상보다 민주당 열풍이 강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어중간한 승리를 거두면서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층을 자극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스턴칼리지의 헤더 콕스 리차드슨 역사학과 교수는 이날 CNN을 통해 “이번 선거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더 과격화됐다”며 “민주당의 선전은 열정적이지 않은 트럼프 지지자를 대체하고 공화당 지도부를 더 오른쪽으로 치우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차드슨 교수는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성향와 반이민정책을 내세운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거뒀다며, 러시아 대선 개입 등 각종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지지할 유인이 생겼다고 말했다.

에모리 대학의 마크 바우어라인 영문학과 교수 또한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6년이 더 보장됐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라”고 당부했다. 바우어라인 교수는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장악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신임을 떨어뜨리기 위한 민주당의 시도는 상원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의 공격은) 자신들을 전멸시키고자 하는 자유주의자들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있는 보수주의자들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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