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오후 강원 원주시 소초면 둔둔리에서 BMW 520d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민관합동조사단이 BMW측 설명과 다른 화재원인을 발견했다. 향후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리콜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MW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 민관합동조사단은 7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측이 기존에 화재원인으로 지목했던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바이패스 밸브가 아닌 EGR 밸브 때문에 불이 난 것이라고 밝혔다.

EGR은 배기가스 일부를 엔진으로 재순환시키는 장치. EGR에 장착된 바이패스 밸브는 배기가스 온도에 따라 냉각기와 우회로 중 어느 쪽으로 내보낼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EGR 밸브는 EGR 내부로 유입되는 배기가스량을 제어하는 역할을 맡는다.

BMW 측은 지난 8월 EGR 바이패스 밸브 오작동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냉각수 온도가 높은데도 EGR 바이패스 밸브가 열려 고온의 배기가스가 엔진에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불이 붙었다는 것. BMW는 냉각수 누수, 긴 주행거리 및 주행시간, 바이패스 밸브 열림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사단은 EGR 밸브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고온의 배기가스가 EGR 내부에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고온의 배기가스가 EGR 내부 침전물 등과 만나 발생한 불꽃이 흡기다기관에 천공을 내고, 이를 통해 엔진룸 전체로 화재가 확산됐다는 것. 또한 조사단은 EGR 밸브가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에는 EGR 바이패스 밸브가 오작동하더라고 화재가 날 정도로 온도가 상승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사단은 EGR 밸브의 오작동 이유까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조사단은 EGR 밸브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의 문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만약 소프트웨어 문제로 밝혀질 경우 BMW 측이 차량 설정을 고의로 조작한 셈이어서, 책임 논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BMW 측은 조사단 발표 내용이 새롭게 발견된 사실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BMW코리아가 이미 EGR 밸브 또한 화재원인 중 일부로 파악해 국토교통부에 보고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리콜에서도 EGR 바이패스 밸브뿐만 아니라 EGR 밸브까지 교체하고 있다는 것. BMW코리아는 조사단 발표가 기존 원인분석과 같은 내용이라며 최종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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