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BS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이코리아미국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북미 간 비핵화협상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전문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민주당 ‘약우세’ 속 혼전 양상

미국 주요 언론들은 대체로 이번 중간선거를 민주당의 약우세로 전망하고 있다. CNN은 4일(현지시간)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의 경우 민주당이 226석, 공화당이 209석을 차지하며 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원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52%, 공화당 지지율은 44%로 약 8%p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공동 조사 결과 또한 50%대 43%로 비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확연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선거결과를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선거 막바지에 들어 경기 호황과 이민자 이슈 부각 등 공화당이 유리한 변수가 많이 나타났기 때문. 실제로 라스무센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47%)과 공화당(44%)의 차이는 불과 3%에 불과했다. ABC뉴스-WP 공동 조사도 지난 8월 14%p에서 11월 8%p로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NBC-WSJ 조사의 경우 정당별 호감도 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이 38%로 지난 9월(38%)과 동일했던 반면, 공화당은 40%로 9월(32%)에 비해 8%나 상승했다.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층 결집세가 강화된다면 실제 선거는 예상과 달리 혼전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 민주당 승리 시, 대북전략 수정 불가피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미국의 대북전략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나 인권 문제 개선 등 북한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해왔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실제로 지난 7월 테드 리우, 제리 코넬리, 디나 타이터스 등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북한이 미국을 기만하고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안보관계자들이 출석하는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미 정상회담 하루 뒤인 지난 6월 13일에는 대북제재 완화를 금지하는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발의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회의적 태도를 고려하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향후 비핵화 협상에 제동이 걸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다수당으로서 외교·군사·정보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되면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달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상·하원의 감독 책임과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장악한 외교위가 청문회 등을 통해 대북정책 문제를 파고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올해 안으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실속이 없다며 ‘선비핵화’ 조치 없는 북미대화 무용론을 주장해왔다. 킹 전 특사는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회의적인 태도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비핵화 목표와 인식이 없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어려움이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선거가 미칠 영향은 제한적, 시각 우세

반면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북한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북전략이 크게 수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북제재를 통해 압박을 유지한다는 것은 양당 모두 동의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일부 속도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어도 민주당이 방향을 180° 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 상원 외교위 소속 벤 카딘(민주당) 의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뉘앙스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북) 정책 그 자체에 대한 의회의 시각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북정책에 있어서 양당 간에 중대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정건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문제는 미국 정치 내에서 여전히 정당 간 구별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이슈”라며 “북한 문제의 경우 미국 하원보다는 상원이 중요하므로 현재의 기조가 대체로 유지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전반에 대해 반감이 있는 민주당의 경우는 자신들이 통상 지지해 온 대화와 타협을 바로 트럼프가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외교를 비판하는데 있어 효율성과 집중력을 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목소리를 일관되게 대변할 외교·안보 분야 대표급 민주당 상원의원 대변자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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