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훈 국제약품 대표

[이코리아] “2020년까지 매출액 2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가 2017년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말이다. 그로부터 1년 8개월 후 남 대표는 철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의약품 리베이트 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입건된 때문이다.

남 대표를 비롯한 국제약품 임직원들은 2013년 1월∼2017년 7월 사이 4년여간 전국 384개 병·의원 의사에게 42억 8000만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국제약품 남태훈 공동대표 등 임직원 10명과 의사 106명·사무장 11명 등 총 127명을 입건했다. 이 중 영업사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의사 1명은 지난 7월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이들 병·의원에 의약품 처방을 조건으로 3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국제약품은 병·의원을 상대로 5000만원 이상의 큰 금액을 약정해 현금으로 선지급하는 방식', 거래처 등급을 구분해 연초에 정한 비율로 매달 현금이나 법인카드 예산을 지급하는 '특화처 방식', 신제품이나 경쟁이 치열한 제품을 일정기간 처방액대비 300%까지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품목 인센티브 방식'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잇다.

해당 리베이트 자금은 특별상여금·본부지원금·출장비 명목으로 영업사원에 지급해 사용됐으며 대리 운전 등 각종 심부름은 물론, 의사들이 받아야 하는 교육을 영업 직원을 대리 참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병원장 자녀의 어린이집·유치원 등원 접수를 하고 아이들 행사에 참석하는가 하면 기러기 아빠인 원장의 밑반찬, 속옷까지 제공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제약품에 대한 판매업무정지, 해당 의사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뢰했다.

오너 3세인 남태훈 대표이사는 2016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에 돌입했으나 실적은 저조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 이익은 감소한 것. 지난해 매출액 1222억원은 전년(1149억원) 대비 6.3% 증가했으나 영업 이익은 지난해 34억원으로 전년(39억원) 대비 12.8% 감소했다. 

남 대표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투명경영과 준법 경영을 강조해왔으나 경찰 수사로 그 실체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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