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선동열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10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선 감독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선 감독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는가?”라는 김 의원의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실력이 비슷한 경우 병역 미필 여부가 영향을 주는가”, “프로야구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본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을 이어갔으나 선 감독은 아니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선 감독은 이번 논란의 중심이 된 LG트윈스 소속 오지환 선수에 대해서도 사전에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선 감독은 김 의원이 “오지환이 대체 복무 기회를 포기하고 대표팀에 승선할 것을 미리 교감했는가”라고 질문하자 “실력을 보고 뽑았다”며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김선빈(KIA, 유격수) 선수와 오지환(LG, 유격수) 선수의 2017 시즌 성적 비교. 선동열 감독은 두 선수의 이름을 가린 채 누구를 대표팀으로 뽑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김선빈 선수를 지목했다. <자료=한국야구위원회>

하지만 청탁 없이 실력 중심으로 선발했다는 선 감독의 주장은 이어진 김 의원의 질문으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선 감독은 김 의원이 이름을 가린 KBO 소속 선수 두 명의 2017 시즌 성적을 보여주자, 좀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를 지목하며 대표팀에 뽑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선 감독이 지목한 선수는 KIA 소속 유격수 김선빈 선수이며 지목하지 않은 다른 선수가 오지환 선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선 감독이 오지환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일부러 최근 3개월 성적을 기준으로 대표팀 명단을 짠 것 아니냐며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선 감독은 “시대적 흐름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선수 선발은 제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반박했다. 선 감독은 이어 “지금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게 감독이다. 통산 성적으로 선발하면 오히려 이름값으로 선수를 쓰는 것”이라며 “이번 아시안게임은 날씨가 더워 베테랑은 체력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젊은 선수 중심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은 또 “야구는 항상 대처를 해야 해서 멀티(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뽑으려 했으나, 그런 선수가 없어서 전문 유격수로 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선 감독이 국감에서 주장한대로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유격수 2명이 대표팀에 선발된 것은 아니다. 올 시즌으로 한정할 경우 최고의 성적을 올린 유격수는 대표팀에 선발된 넥센 소속 김하성 선수지만, 두 번째는 오지환 선수가 아닌 두산 소속 김재호 선수에 가깝다. 실제로 최종엔트리 발표일인 6월 11일 두 선수의 OPS(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값)은 0.794와 0.764로 김재호 선수가 더 높다.

2018시즌 프로야구 유격수 성적 비교. <자료=한국야구위원회>

선 감독의 오락가락 해명에 야구팬들의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한 야구팬은 선 감독이 오지환 선수가 아닌 김선빈 선수를 지목한 것을 두고 “선 감독이 국감에서 크게 당했다”며 “차라리 솔직하게 다 말하는 편이 낫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야구팬도 “멀티 내야수가 없다거나 컨디션을 우선 고려했다는 해명과 달리 대표팀 명단은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이다. 선 감독의 해명은 자승자박”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선 감독 개인의 문제로 이번 대표팀 선발 논란을 몰고 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날 국감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KBO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이것이 모두 양해영 전 사무총장 주도하에서 일어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대표가 이용당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 야구팬도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각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라며 “국가대표 감독 한 사람 불러서 바보 만드는 게 무슨 의미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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